SBS뉴스

뉴스 > 국제

지진 피해지 방문 동영상에 슬로모션·BGM…일본 총리에 비판 쇄도

김영아 기자

입력 : 2026.08.05 17:57


▲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구마모토 지진 피해 현장 방문 동영상

일본 정부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구마모토 지진 피해 현장 방문 동영상을 두고 현지 온라인에서 비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재해 피해지역 방문 영상과 달리 슬로모션이나 감성적인 배경음악(BGM)을 사용한 것에 대해 "개인 프로모션 비디오냐"는 비아냥이 쏟아졌습니다.

총리관저(총리실)는 지난 3일 엑스 계정에 이날 다카이치 총리가 구마모토 지진 피해지역을 방문한 장면을 담은 1분 53초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동영상에는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배경에 깔리고 총리가 피해자들과 악수하는 장면이 슬로모션으로 보이는 등 슬픔을 자아내는 듯한 영상 효과가 담겼습니다.

영상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재난 피해지로 향하는 헬기에서 피해 지역을 내려다보며 합장하기도 했습니다.

동영상이 공개되자 SNS에는 "결국 프로모션 비디오를 찍으러 간 것뿐이다", "국민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 개인을 위한 정권" 등의 비판 글이 쇄도했습니다.

극작가이면서 뮤지션인 케라리노 산도로비치는 자신의 엑스에 "완전히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프로모션 비디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는 배경음악에 대해서는 "뭐냐, 이 음악"이라고 일갈했습니다.

배우 겸 뮤지션인 곤고치 다케시 역시 엑스에서 해당 동영상에 대해 "이런 촌극을 보게 된 것은 2026년"이라고 비꼬며 "어처구니없는 미친 짓이다. 이 비디오"라고 비판했습니다.

헬기에서 피해 지역을 내려다보는 장면과 관련해서는 '헬기에서 내려다볼 게 아니라 현장에서 합장해라'는 식의 비판 글도 나왔습니다.

'냉방 중인 회의실에서 피해자를 만날 것이 아니라 대피소가 있는 체육관에 가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일 이번 지진을 '특정 비상 재해'로 지정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피해 복구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천 명이 에어컨도 없는 극한 더위 속 열악한 환경에서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에는 피해지역에서 '차박'을 하며 피난 생활을 하던 70대 여성이 온열질환으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동영상이 논란이 되자 일본 정부는 "정부의 노력을 알리는 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에 나섰습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비판 여론에 대해 "코멘트는 삼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해지 시찰 당시의 모습을 국민에게 알기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총리의 재난 피해지역 시찰 상황을 간단하게 정리한 동영상은 이전에도 해오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일본 총리관저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