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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세상이 모르던 아이 알아주세요"…'뇌전증 아들' 기적처럼 4명 살렸다

김지욱 기자

입력 : 2026.08.0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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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전북 전주에서 한 가정의 첫째 아들로 태어난 인후 씨.

다른 아기들에 비해 유난히 얌전했던 인후 씨는 생후 7개월쯤 이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양영희/어머니 : 생후 7개월 때부터 경기를 시작했어요. 팔다리가 안으로 오므라드는 그런 경기를 했거든요.]

병원 진단 결과는 뇌전증.

서울과 전북의 여러 병원들을 옮겨 다니며 갖은 약을 써봤지만, 늘 부작용이 따랐습니다.

그래도 따뜻한 날이면 보조기를 차고 야외 활동을 하며 소중한 유년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의 작은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양영희 /어머니 : 22살 때 폐렴이 심하게 왔어요. 기관 삽관을 그때 하게 됐어요. 아이가 이제 와상으로 변해버렸어요.]

어머니는 한시도 빠짐없이 아들을 돌봤습니다.

[양영희/어머니 : 계속 정말 아이를 항상 지키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제가 밤에 정말 2시간 이상을 쭉 자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기관 삽관으로 웃음소리마저 잃었지만 엄마와 아들은 둘만의 소통 방법을 찾아갔습니다.

[양영희/어머니 : 잠들 때 손을 잡자고 손을 이렇게 뻗어요. 제가 딱 잡아주면 그렇게 나를 보고 웃는 거예요. 소리가 없이 웃더라고요. 인후 체온이 굉장히 따뜻했어요.]

그렇게 10년 넘게 투병하던 인후 씨는 지난 6월의 한 여름 밤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습니다.

[양영희/어머니 : 배 마사지를 해주고 있었는데 얼핏 보니까 인후 얼굴빛 좀 안 좋은 거예요. 얼굴이 포도색으로 변해버리는 거예요.]

급한 마음에 심폐소생술을 하며 119에 신고했지만, 호흡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옮겨졌을 때 다시 숨은 쉬게 됐지만, 끝내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의료진은 인후 씨에게 뇌사 판정을 내리며 장기기증을 권했습니다.

[양영희/어머니 : 약을 30년 넘게 먹었던 아이이고, 우리 아이 장기가 쓸 만한 게 있을까요? 근데 이제 하는 쪽으로 마음이 자꾸 가더라고요. 어딘가 인후가 또 존재하니까 그 마음이 제일 큰 거죠.]

가족들의 지극한 보살핌 덕에 인후 씨의 장기는 건강했고, 심장과 간, 신장을 기증해 네 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과의 이별 후 인터뷰를 수락하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양영희/어머니 : 동사무소 그 등본에만 올라가 있는 애였지 집 안에서만 있었던 애이기 때문에 인후란 존재를, '우리 인후가 이렇게 왔다가 갔다' 이거를 말하고 싶은 것 같아요.]

(취재: 김지욱, 영상편집: 이다인, 디자인: 육도현, 제작: 디지털뉴스부, 화면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