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경제

한은 "올해 3월 환율 급등, 3분의 1은 NDF 탓…야간에 영향 커"

백운 기자

입력 : 2026.08.04 14:58


▲ 지난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던 올해 3월 환율 상승분의 약 3분의 1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에 따른 결과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은은 4일 게시한 'NDF, 원·달러 환율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 NDF 거래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NDF는 일정 시점에 외환을 일정 환율로 매매할 것을 약속한 선물환의 일종으로, 계약한 환율과 만기일 때 현물 환율 사이 차액만을 거래합니다.

실물 원화나 달러 현금 없이 역외에서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 헤지 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투기 목적의 시장 참가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올해 3월 중 NDF 순매입에 따른 환율 상승분은 약 26원으로, 같은 달 환율 전체 상승분인 79원의 약 33%에 달했습니다.

올해 5월에도 NDF 순매입은 환율을 약 7원 높여 같은 달 환율 상승분(27원)의 약 26%를 차지했습니다.

2024년 이후 전체 기간을 분석해봤을 땐 역외 NDF 순매입이 환율 상승에 월평균 약 2원(1억 달러 순매입 시 약 0.1원 상승) 기여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은은 "이러한 분석 결과는 NDF 거래가 특정 시기에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는 하나의 경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3월 환율 변동성이 컸던 배경으로 NDF 거래를 꼽으면서 "장부 외 파생상품을 통한 거래가 많아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진단했습니다.

해외에서 이뤄지는 NDF 거래가 이처럼 역내 현물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NDF를 매도한 금융기관들이 환 헤지 작업을 통해 역내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해외 투자자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상해 NDF를 대량 매입할 경우 이를 매도한 해외 금융기관은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국내 외국환은행으로부터 NDF를 매입하게 됩니다.

이후 국내 외국환은행도 마찬가지로 환율 변동 위험을 상쇄시키기 위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실제 달러를 매입하게 되고, 이에 따라 환율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시간대별로 봤을 때는 서울장이 열린 주간보다 야간 시간대에 NDF 순매입의 환율 영향이 더 컸던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2024년 이후 NDF 순매입 규모 상위 10개월을 보면 NDF 거래의 야간 환율 상승 기여분은 월평균 12원으로 추정된 반면 주간 기여분은 월평균 3원에 그쳤습니다.

한은은 "야간 시간대에는 NDF 거래 비중이 높은 데다가 전체 외환 거래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NDF 거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외국인들의 NDF 순매입도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의 NDF 순매입 규모는 총 539억 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한은은 국내 외환시장 24시간 거래와 더불어 추후 한은 원화국제결제망 도입 등을 통해 해외 투자자들의 NDF 거래 수요가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된다면 NDF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한은은 "24시간 거래를 통해 글로벌 뉴스가 우리 외환시장에서도 실시간으로 반영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NDF 거래가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되면서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