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화
일본 당국이 지난달 30일과 31일 이틀에 걸쳐 엔화 방어를 위해 총 13조 7천800억 엔, 우리 돈 126조 원 상당의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일본은행 계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일본 당국이 지난달 30일 8조 4천500억 엔(75조 5천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확인될 경우, 이는 일일 시장 개입 규모로는 일본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당일 엔화는 뉴욕 시장에서 한때 달러 대비 3.3% 급등한 157.98엔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장중 기준 최대 상승률입니다.
당일 엔화 급등은 원화가 2% 강세를 보이며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것과 비슷한 시기에 나타났습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30일 오후 10시 20분쯤부터 급락해 오후 10시 44분쯤 1,419.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31일 오전 6시쯤에는 1,418.0원 저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20일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시장에선 한국과 일본이 공조했다는 추측이 일었습니다.
일본은 다음 날인 31일에도 5조 3천300억 엔(약 48조 6천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은 이날 일본이 시장에 개입했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틀분을 합하면 지난 4월 골든위크 연휴 기간 월간 개입 기록 11조 7천300억 엔을 넘어서는 새로운 월간 기록입니다.
일본 단기자금 중개사 센트럴 단시의 시바야마 유키아키 부부장은 "일본이 5조 엔에서 6조 엔 규모의 개입을 단행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도 공조에 나섰습니다.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담화를 통해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SNS 성명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이 다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개입을 "우정의 신호"라고 표현하며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를 15년 만에 가장 긴밀한 미·일 통화정책 공조 신호로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칼럼에서 미국이 실제로 매입한 통화 규모는 상징성에 비해 훨씬 작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미 재무부 산하 환율안정기금(ESF)과 연방준비제도(Fed) 공개시장계정(SOMA)은 3월 말 현재 각각 191억 달러(약 27조 3천억 원)의 외환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두 계정이 보유한 유로화를 전량 매도했더라도 시장 개입 규모는 최대 263억 달러 안팎으로 일본 당국의 하루 개입 규모 528억 달러의 절반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현물이 아닌 통화선물로 거래했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의 금준비법(Gold Reserve Act)에 따라 재무장관은 매달 말일부터 30일 이내 ESF 재무제표를 의회에 제출하게 돼 있어 이달 말쯤 미국의 실제 개입 규모가 드러날 전망입니다.
엔화는 개입 전 달러당 164엔에 근접해 198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지만 이후 강세로 돌아서, 3일 저녁 도쿄 시장에서는 156엔대 후반에서 거래됐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4일자 일본은행의 당좌예금 잔고 전망치가 예상보다 큰 폭(11조 4천억 엔) 줄어들 것으로 나타나면서 추가(3차)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르면 9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