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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 10배 더"…똑같은 폭염, 다르게 느끼는 이유

김민준 기자

입력 : 2026.08.03 20:34|수정 : 2026.08.03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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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같은 도시, 같은 폭염 아래서도 사는 곳에 따라 체감하는 더위가 크게 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오래된 주택이 밀집한 곳일수록 녹지가 조성된 대단지 아파트보다 훨씬 더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꼽히는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오래된 주택들이 빽빽하게 모여있습니다.

마을 거의 꼭대기 부분입니다.

제가 초입부터 직접 걸어서 올라와 봤는데, 경사도 워낙에 높아서 조금만 걸어도 땀이 온몸에서 비 오듯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보시면 잠깐 쉬어갈 그늘이나 공원도 마땅치 않습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재보니 지붕 온도가 66도에 육박합니다.

[인근 주민 : 아유 덥지요. 숨을 못 쉬어요. 왜냐면 천장이 저렇게 얇고 시원찮잖아요. 저녁이면 (열이) 아래로 내리쬡니다.]

단독주택의 열 취약도는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의 약 1.4배 수준.

집 주변 공터나 도로가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덮여 있어 열이 쉽게 빠지지 않는 겁니다.

주거 환경 따라 차이나는 폭염일수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는 사정이 다릅니다.

곳곳에 조성된 녹지가 그늘을 만들어 열을 흡수해 노후 주택 밀집 지역보다 훨씬 시원합니다.

[인근 주민 : (녹지가) 당연히 시원하죠. 좀 전에도 이렇게 걸어오면서 보면은 (아스팔트에는) 막 열기가 이렇게 모락모락 나와요. 여기 오니까 그나마 이제 조금 (시원하죠.)]

이렇게 주거 환경에 따라 체감하는 폭염 정도는 크게 다른데, 지난 7월 한 달 동안, 평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날은 상위 10개 동이 평균 8.4일, 하위 10개 동은 0.8일로 집계돼 '10배' 넘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체감온도가 높은 곳은 노후 주택이 밀집한 지역과 도심 지역들이었고, 하위지역들은 녹지가 많은 대단지 아파트가 모여있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공부지 녹지 확충과 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 등 폭염 대응 역시 복합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배웅규/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 : 담장도 제거할 수 있으면 좀 제거해야 될 거고, 나무들이 있어야지 나무가 흔들리면서 바람이 이동하는 통로가 형성되는 거고요. 갇힌 열기를 빼낼 수 있는 형태로 개선을 (해가야 합니다.)]

사는 곳에 따라 무더위가 다르게 느껴지지 않게, 주거 환경에 따른 세심한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강시우, 영상편집 : 김준희, 디자인 : 박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