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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 "짧게 자고 자주 깬다"…스마트워치에서 드러난 수면 상황

심영구 기자

입력 : 2026.08.01 09:26


▲ 수면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아침이면 피곤하다."

단순히 잠을 적게 자서가 아니라 여러 번 깨면서 숙면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인데 특히 한국 여성은 미국과 유럽 여성보다 원래 수면 시간이 짧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시점도 더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미국·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미국, 한국, 독일, 프랑스, 영국의 20∼65세 여성 19만 2천500명을 대상으로 갤럭시워치가 기록한 약 380만 밤의 수면 데이터를 살폈습니다.

연구팀이 가장 주목한 지표는 잠든 뒤 최종적으로 일어나기 전까지 깨어 있는 시간을 뜻하는 '입면 후 각성 시간'(WASO·Wake After Sleep Onset)입니다.

이는 밤새 얼마나 자주 깨고 얼마나 오래 뒤척였는가를 보여주는 수면의 질 지푭니다.

분석 결과 수면 중 각성 시간은 갱년기를 전후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연령대별로는 20∼24세 여성에 견줘 50∼54세는 평균 5.4분(15.3%), 55∼59세는 8.8분(24.9%), 60∼64세는 11.2분(31.7%) 더 오래 깨어 있었습니다.

반면 실제 잠든 시간은 50대 초반에 약 13분, 60대 초반에도 약 17분 감소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중년 이후 여성의 가장 큰 변화가 '잠을 덜 자는 것'보다 '잠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남성의 경우도 나이가 들수록 밤에 깨는 시간이 늘었지만, 증가 폭은 여성보다 훨씬 완만했습니다.

특히 여성은 45∼49세에서 50∼54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각성 시간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남성은 60세 전후가 돼서야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가 여성의 갱년기와 폐경 이행기에 따른 호르몬 변화의 영향을 시사한다고 봤습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 여성의 수면 시간이 서구 여성보다 크게 짧았다는 점입니다.

한국 여성은 미국 여성보다 잠든 뒤 아침에 깰 때까지의 총 수면 구간이 평균 27.1분 짧았고, 각성 시간을 빼고 실제 잠을 잔 시간도 평균 24.7분 적었습니다.

독일·프랑스·영국 여성과 비교하면 이런 차이는 더욱 컸습니다.

수면의 질 변화도 확인됐습니다.

미국과 유럽 여성은 밤중 각성이 주로 50세 전후부터 뚜렷하게 증가했지만, 한국 여성은 30대 초반부터 증가가 시작됐습니다.

30대 중반이 되면 서구 여성과 거의 같은 수준의 밤중 각성 시간이 나타났고, 이후에는 비슷한 증가 양상을 보였습니다.

한국 여성의 장시간 근무 문화와 늦은 취침 시간, 사회적 스트레스, 아시아권 특유의 생활습관 등이 이런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입니다.

수면 전문가들은 갱년기 여성의 수면 문제를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갱년기 수면장애는 피로와 짜증뿐 아니라 집중력 저하, 삶의 질 감소, 업무 생산성 저하,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만약 밤에 자주 깨는 증상이 몇 주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확인하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운동, 카페인·음주 조절 등 생활습관 개선을 실천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실제 생활 속에서 축적된 380만 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중년 여성의 수면 변화를 객관적으로 보여준 가장 큰 규모의 연구 중 하나"라며 "스마트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수면 변화를 장기간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어 의료진과 상담하거나 개인 맞춤형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