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청
전 상사였던 총경의 아들이 피의자로 입건되자 담당 수사관에게 연락한 경찰관에 대한 견책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경정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견책 및 징계부가금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A씨의 징계 사유는 전 상사였던 총경 B씨 아들이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경기북부청 모 경찰서 여성청소년과에 입건됐다는 사실을 듣고 2023년 7월 당시 같이 근무했던 후배에게 연락·문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2022년 3∼9월 경기북부청 경찰서 근무 당시 여청과 관용차를 운전하는 부하직원에게 자신의 지인을 태워주라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점, 2021년 12월 관내 사업자로부터 16만 원 상당 식사 및 선물을 받은 것도 징계사유가 됐습니다.
A씨는 지난해 3월 견책 및 징계부가금 처분을 받았다가 불복해 같은 해 12월 소송을 냈습니다.
소송의 쟁점은 A씨가 담당수사관인 후배에게 전화를 건 행위가 '사건 문의'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A씨는 사건을 문의하거나 처리 방향에 개입하기 위해 청탁한 것이 아니라며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넉넉히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A씨는 당시 후배와의 통화에서 해당 피의자가 총경 B씨의 아들이라고 일러주며 "내가 그분을 알거든. 내가 모시던 계장이고"라며 "내가 전화를 안 해야 하는데 일단은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A씨는 총경 B씨가 자신에게 부탁했다며 "조사받을 때 B씨를 오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 "변호사 참여하에 조사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A씨 후배는 감찰 조사에서 "총경 B씨에게 여러 차례 출석 요구를 했으나 거부하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다"며 "A씨의 상사라니까 부담감을 느꼈던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 문의가 분명하고 사건담당자로서도 이 전화가 총경 아들 사건에 대한 문의로 인식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A씨의 전화 통화 내용은 내부 직원이 담당수사관에게 사건을 문의하는 행위로서 그 의도나 목적과 관계없이 사건처리의 공정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수사절차의 공정성을 해하고 이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20년 11월 '직원 간 사건문의 금지계획'을 마련해 모든 수사·단속 사건에 대해 사건담당자 및 부서동료 등에게 문의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한다고 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