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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부모의 눈맞춤…아기의 언어 학습에 매우 중요"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7.29 08:55


▲ 아기가 컴퓨터 모니터에 눈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안경을 쓴 사람의 말을 듣고 특정 언어를 학습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아기들은 주변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소리와 말 가운데 무엇을 배워야 할지 어떻게 구분할까?

아기가 부모 등 말을 하는 사람과 눈을 맞추면 그 사람의 뇌 활동과 아기의 뇌 활동이 동기화되면서 '이 정보는 중요하다'는 신호를 받아 언어를 선택적으로 학습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싱가포르 난양공대(NTU) 빅토리아 레옹 교수팀은 28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서 영국과 싱가포르의 생후 8~10개월 아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눈을 맞추거나 이름을 불러주는 것과 같은 단순한 사회적 신호가 아기의 주의를 끄는 수준을 넘어 실제 학습 과정 자체를 활성화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이는 초기 언어 발달과 부모-자녀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기는 태어날 때부터 뛰어난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주변에는 시각 정보와 소리, 사람의 목소리 등 수많은 자극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무엇이 중요한 정보인지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그동안 눈맞춤이나 아기에게 말을 걸 때 사용하는 과장된 말투, 이름 부르기 같은 사회적 신호가 아기의 학습을 돕는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런 신호가 뇌에서 어떻게 학습으로 이어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영국과 싱가포르의 생후 8~10개월 아기 47명을 대상으로 실제 언어가 아닌 세 종류의 인공 언어를 들려주는 실험을 했습니다.

인공 언어를 들려주는 사람은 모두 같았지만, 언어마다 눈이 완전히 보이는 안경과 눈이 일부만 보이는 안경, 눈을 전혀 볼 수 없는 안경을 쓴 모습으로 컴퓨터 모니터에 등장했습니다.

연구팀은 같은 화자가 세 가지 다른 눈 노출 조건에서 말한 인공 언어 가운데 어느 조건의 언어를 더 잘 학습하는지 비교했습니다.

연구팀은 언어를 들려주는 동안 뇌전도(EEG)로 아기들의 뇌 활동을 측정했고, 화자가 영상을 녹화할 때 측정한 뇌 활동과 비교해 두 사람의 뇌 활동이 얼마나 동기화되는지도 분석했습니다.

다음에는 앞서 들려준 언어에 들어 있던 단어와 새로 만든 가짜 단어를 들려주고 어느 쪽을 더 오래 바라보는지를 측정했습니다.

이미 익숙한 단어보다 새로운 단어를 더 오래 바라보면 앞서 제시한 언어를 학습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분석 결과 아기들은 세 언어를 모두 들었지만 화자의 눈을 완전히 볼 수 있었던 경우에 제시된 언어만 유의미하게 학습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화자의 눈이 일부 가려졌거나 완전히 가려진 경우에는 학습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화자에서 아기로 전달되는 방향의 뇌 활동 연결(신경 결합)이 강할수록 학습 효과도 커졌습니다.

실제로 아기의 뇌 활동 자체보다 화자와 아기의 신경 결합이 학습 효과를 더 잘 예측했습니다.

연구팀은 아기들이 화면을 바라보는 시간은 화자의 눈을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며 이는 단순히 화면을 오래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눈맞춤을 통해 화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뇌 활동을 동기화하는 과정이 실제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눈맞춤은 화자가 '지금 하는 말은 중요하다'는 의도를 전달하는 여러 사회적 신호 가운데 하나라며, 미소를 짓거나 손가락으로 가리키거나 아기 이름을 불러주는 것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레옹 교수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 휴대전화를 보며 이야기하는 것보다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며 말하면 아이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배울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Victoria Leong/University of Cambridge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