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엔비디아, 73조 데이터센터 계약…AI 생태계 구축 vs. 순환금융 논란

곽상은 기자

입력 : 2026.07.28 16:59


▲ 엔비디아

엔비디아가 미국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최대 500억 달러, 우리 돈 약 73조 원 규모로 장기 임차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현지시간 28일 보도에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개발 업체인 '헛8'이 텍사스주에서 건설하는 1기가와트(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전체를 리스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설치됩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이 데이터센터를 네오클라우드 등에 재임대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헛8의 공시에 따르면 이번 임차 계약 규모는 15년 기준 196억 달러(28조 7천억 원)에 이르며 30년까지 연장 옵션을 행사할 경우 총 5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번 사례를 두고 업계에서는 구글 등의 참전으로 경쟁이 거세지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우위를 지키고자 공격적인 자금 집행을 단행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 업체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자사 GPU를 구매·운용하도록 유도해왔는데, 이번엔 자사 칩이 들어갈 실제 공간을 일찌감치 확보하는 조처에 나섰다는 겁니다.

엔비디아가 임차한 이 데이터센터는 개발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더 구하기 어려운 전력을 이미 확보한 상태입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재무제표가 있고, 이를 통해 자사 제품이 확실히 배치되도록 보장한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핫8은 엔비디아의 임차 계약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개발에 필요한 부채 조달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구글도 자사 TPU칩 기반의 데이터센터에 대해 금융 보증을 서주고, 데이터센터 개발사를 위해 저리 채권 발행을 지원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나 엔비디아의 이번 임차가 '순환금융' 우려를 재점화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순환금융은 AI 칩 제조사와 고객사가 지분 투자나 자금 지원 등 거래를 더 맺으면서 채무 관계가 복잡하게 뒤엉키는 관행을 뜻합니다.

산업 생태계를 빨리 키울 수 있지만, 불황 등 급변 상황에 부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위험이 존재해 현 AI 업계의 주요 약점으로 꼽힙니다.

헛8은 이번 계약 상대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당 데이터센터가 엔비디아의 DSX 아키텍처 기준에 맞춰 구축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생태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효율적인 AI 인프라 배치를 앞당기고 있으며, 이런 조처는 DSX 아키텍처를 통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