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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도 도시도 멈췄다…39도 폭염에 달라진 일상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7.28 05:39


▲ 27일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경북 경산시 한 밭에서 작업자가 파라솔을 쓰고 밭일을 하고 있다.

"이런 폭염에 밭에서 일하다가는 쓰러질 수도 있습니다."

대구와 경북 경산, 포항, 경주 등에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민들의 일상에도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한낮 작업을 멈췄고, 도심은 행인 발길이 뚝 끊긴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계곡과 공원, 그늘 등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을 찾아 더위를 피했습니다.

어제(27일) 오전 경산시 진량읍의 한 텃밭 단지.

그늘 한 점 없는 이곳에서는 잠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의 열기가 바닥에서 올라왔습니다.

주변이 논밭으로 둘러싸인 곳이었지만 작업 중인 농민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농업용 스프링클러에서는 작물이 마르지 않도록 연신 물을 뿌려댔습니다.

텃밭 옆 창고에서 만난 농민 A 씨는 "새벽 일찍 나와서 몇 시간 작업하다가 해가 뜨면 작업을 멈춘다"며 "폭염이 심해서 쓰러질 수 있다"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논밭 일대를 10여 분간 돌아다닌 끝에 파라솔을 그늘 삼아 작업 중인 외국인 작업자 B 씨를 만났습니다.

B 씨는 "그나마 덜 더운 새벽 5시에 나와서 점심 전에는 작업을 마친다"고 말했습니다.

B 씨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조끼를 입은 채 연신 냉수를 들이켠 뒤 다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전기료가 걱정인 취약계층은 도심 속 그늘이나 시원한 공간을 찾아 나서는 것이 일과 중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대구도 이른 아침부터 푹푹 찌는 날씨를 보였습니다.

수성교 아래 신천 둔치 그늘에 모여든 어르신들이 연신 부채질하거나 장기를 두며 더위를 식혔습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경주, 포항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과 주변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 발길도 뜸한 편입니다.

바다를 찾은 피서객도 더운 날씨 속에 방풍림 아래 그늘 속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바람을 쐬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원한 바다를 기대하고 찾았던 피서객들은 오전부터 백사장이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달아오르자 물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늘에 앉아 더위를 잊었습니다.

대다수 주민은 에어컨이 설치된 실내에 머물거나 나무 그늘이 있는 계곡이나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경주 도심의 허파인 황성공원은 그나마 숲이 우거져 산책하려는 시민을 볼 수 있지만 인도에는 오가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휴가철이면 외지 외지인으로 붐비던 황리단길과 첨성대 주변 등도 오가는 이들은 눈에 띄게 뜸해졌습니다.

포항 하옥계곡과 상옥리 등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캠핑카가 여러 대 목격됐습니다.

40대 포항시민 서 모 씨는 "요새는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지다가 보니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고 산다"고 말했습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축산농가도 바빠졌습니다.

경주시 안강읍에 몰려 있는 축산농가에서는 소들이 더위를 먹지 않게 축사 지붕에 물을 뿌려대고, 대형 선풍기를 가동해 소들의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한 농민은 "폭염에 따른 폐사를 막으려면 소들이 더위로 받는 스트레스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축사 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북 경주 낮 최고기온은 39.1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비공식 기록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기준으로 대구 신암이 39.2도를 기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