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지급해야 할 9천440억 원은 국내 재벌가 이혼소송에서 책정된 재산분할금 중 공개된 것으론 역대 최대로 평가됩니다.
오늘(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외부에 알려진 재벌가 재산분할 판결에서 9천440억 원보다 큰 액수가 산정된 건 바로 2024년 5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파기환송 전 항소심에서였습니다.
당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이 1조 3천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이 판결은 이후 대법원에서 '노태우 비자금 300억 원'을 노 관장 측 기여로 봐선 안 된다는 이유로 파기됐고 지난 24일 9천440억 원으로 조정된 파기환송심 판결에 이르렀습니다.
항소심과 파기환송심 재판부 모두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을 분할 대상으로 판단한 점이 역대 최대 금액 산정의 결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노 관장 몫으로 인정된 재산분할 비율도 33.3%로 역대 재벌가 이혼 사례 중에선 이례적으로 높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를 역산하면 분할 대상이 된 부부 공동재산은 약 2조 9천억 원에 이릅니다.
두 사람이 결혼한 1988년부터 최 회장이 이혼조정 신청을 내며 공식적으로 파경을 맞은 2017년까지 30년간 노 관장이 가사와 양육, SK그룹 경영과 관련한 대외적 활동 등으로 재산 증가에 기여한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입니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세법상 받는 사람에게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재판부가 현금 방식의 재산분할을 결정한 만큼 최 회장 측의 재상고 없이 이대로 재산을 나누게 되면 노 관장은 국내에서 손에 꼽는 여성 부호 반열에 오르게 될 전망입니다.

재산이 8조 원대로 알려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의 이혼소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제기된 권 이사장의 이혼 소송 1심 선고는 약 4년 만인 올해 9월 9일에 이뤄집니다.
권 이사장의 배우자 이모 씨는 스마일게이트 지분 절반을 분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과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의 이혼도 재산분할 규모로 주목받았습니다.
1999년 8월 결혼했던 두 사람은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이혼 조정을 신청하며 파경이 알려졌습니다.
임 전 고문은 소송 과정에서 이 사장의 전체 재산이 2조5천억 원대라고 주장하며 절반가량인 1조2천억여원의 재산분할을 요구했지만 2020년 1월 대법원은 이 사장이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을 141억여원으로 책정한 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청구액과 최종 결과를 비교했을 때 사실상 임 전 고문의 패소로 평가됐습니다.
구체적인 판결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법원이 이 사장의 보유 주식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조승연 전 대한항공 부사장(개명 전 조현아)은 성형외과 전문의 박모 씨와 이혼하며 이보다 훨씬 적은 13억3천만 원을 재산분할로 지급했습니다.
이들은 2010년 결혼해 쌍둥이 자녀를 뒀으나 박 씨가 2018년 4월 조 전 부사장의 폭언과 폭행을 이유로 이혼소송을 내며 파경을 맞았습니다.
조 전 부사장은 외려 박 씨의 알코올 중독 때문에 결혼 생활이 어려워졌다며 이듬해 6월 맞소송을 냈습니다.
2022년 11월 1심은 조 전 부사장이 13억 3천만 원을 지급하되 박 씨가 매달 자녀 1명당 120만 원의 양육비를 내도록 했으며, 양측이 항소하지 않으며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조 전 부사장이 보유했던 한진그룹 주식은 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택진 엔 씨소프트 대표는 2004년 이혼하며 회사 지분 1.76%를 재산 분할로 증여했습니다.
당시 주가로 300억 원대였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임세령 대상 부회장은 결혼 11년 만인 2009년 이혼했는데 임 부회장이 이혼 소송을 냈지만 일주일 만에 조정이 이뤄지면서 재산분할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배우 고현정 씨의 이혼 역시 고 씨가 이혼조정을 신청한 지 두 시간 만에 양측 협의가 이뤄지면서 2003년 11월 마무리됐습니다.
정 회장이 고 씨에게 위자료 15억 원을 지급하되 자녀 양육권은 정 부사장이 갖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재산분할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