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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계약서만 써줘도 책임"…대법원, 공인중개사 대출사기 책임 인정

제희원 기자

입력 : 2026.07.26 10:26|수정 : 2026.07.26 12:39


▲ 전세 계약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실제 중개 없이 허위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준 공인중개사도 대출사기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대부업체 A사가 공인중개사 B 씨를 상대로 낸 대여금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패소 판결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지난 2020년, 가짜 임차인을 모집해 전세계약서를 위조한 뒤 대부업체 A사 등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가로챈 C 씨 일당은 사기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후 대부업체 A사가 C 씨뿐 아니라 전세 계약서를 써 준 공인중개사 B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사기를 벌인 C 씨 책임은 인정했으나 공인중개사에 대해선 범행을 몰랐을 것이라며 A사의 청구를 기각했고, 2심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공인중개사법상 개업 공인중개사는 중개가 완성된 때에만 거래 계약서를 작성·교부해야 하고, 중개 없이 계약서를 작성·교부하면 제3자가 이를 진실한 것으로 믿고 거래할 가능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 씨가 중개행위 없이 C 씨 말만 믿고 임대인·임차인을 대면하지 않은 채 전세계약서를 작성한 만큼 공인중개사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했고, 이에 따라 A사가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대법원은 "이는 C 씨 등의 대출금 편취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방조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공인중개사 역시 사기 일당에게 속은 정황이 있는 만큼, 구체적인 손해배상 범위는 다시 심리하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