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단독] 성폭행 당해 출산…'장애인 일터' 임원의 민낯

제희원 기자

입력 : 2026.07.24 20:45|수정 : 2026.07.24 23:18

동영상

<앵커>

취업이 어려운 장애인들을 위해 정부가 안전한 일터로 인증하고 세제 혜택까지 준 회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회사에서 지적장애인 여성 직원이 60대 임원에게 성폭력을 당해 아이까지 출산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2년 전, 지적장애 2급인 29살 김 씨는 인천의 한 세탁업체에 취업했습니다.

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 표준 인증 사업장'이라며 알선한 일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3월, 딸의 봄옷을 사주려던 김 씨 아버지는 유난히 나온 딸의 배를 이상히 여겨 병원을 찾았고, 그제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만삭이었던 김 씨는 4월 말 제왕절개로 출산했는데, 중증 지적장애 2급인 김 씨의 사회 연령은 7살 수준, 좋고 싫다는 의사 표현 등의 경우 4살 수준이었습니다.

성폭력 피해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아이의 DNA가 김 씨가 일하는 세탁업체 60대 임원 이 모 씨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피해자 부친 : 제가 애를 데리고 탐문을 시작했습니다. 가까운 사람일 수도 있겠다…. 지금도 6월 9일 (가해자 특정된 날) 생각하면 치가 떨리는 거야.]

출산 한 달이 갓 지난 시점이자 가해자로 특정되기 직전인 지난달 초, 이 씨는 피해자를 다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 부친 (피해자 제공 통화 녹취) : 애기 낳고도 (우리) 애를 데려가서 그 짓을 하고 싶냐.]

[가해자 이 씨 : 제가 부인하는 건 아니에요. 다 인정(하고요.)]

이 씨는 앞서 지난해 연말에는 김 씨를 산부인과에 데려가 낙태를 시도하고, 김 씨 휴대전화를 자신의 중고폰으로 바꾸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파악됐습니다.

이 씨는 수십 차례 성관계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딸과 단둘이 살던 김 씨 아버지는 이달 초 일을 그만두고 신생아를 돌보고 있습니다.

[김환섭 변호사/피해자 측 변호인 : (피해자가) 일상생활 영위하는 모습만 보더라도 너무 사실 분노할 지점이죠. 최소한의 도의적 책임조차 지지 않고 회피하고만 있는 것으로 보여서, 신속한 강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경찰은 조만간 이 씨에 대해 성폭력특별법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조수인·한송연,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