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간 다 죽는다.” 전북대병원에서 신생아중환자실을 홀로 책임져온 김 모 교수가, 지난달 28일 사직을 선언한 자리에서 한 발표 자료에 담은 표현입니다. 김 교수는 “내가 버티면 시스템이 더 무너질 것 같다”고 했는데, 고령 임신이 늘며 고위험 환자는 증가세지만 전공의들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그중에서도 신생아 세부전공 전문의 지원은 끊기다시피 한 인력 현실을 짚은 겁니다. 공교롭게도 김 교수가 자릴 비운 지 채 일주일이 안 돼서, 전북대병원이 있는 전주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밤사이 전원 과정에 어려움을 겪다가 겨우 다른 지역에 있는 신생아중환자실로 후송됐지만, 결국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취재팀은 비수도권 신생아중환자실의 근무 실상은 어떤지 들여다보기 위해 세종과 충북 지역 신생아 중환자를 치료하는 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이병국 교수의 야간 당직 상황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야간 당직이 시작되는 오후 6시 전부터, 이 교수는 무려 마흔 시간째 일하고 있었습니다.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안 좋은 애가 있어서, 새벽 2시에 출근해서 화요일, 수요일 오후 6시까지 (근무입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잠깐 사이에 아기가 뭐 호흡 수가 완전히 없어진다거나, 혈압이 떨어진다거나, 뭐 이런 것 때문에 뇌출혈이 생긴다거나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상황에 대비해서 최대한 빨리 처치를 해야 되는데요.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1kg 미만으로 출생한 아기들 같은 경우는 초반 한 1주일 안에 굉장히 많은 위중한 상황들이 잘 나타나요. 그러니까 겉으로는 지금 드러나지 않지만….]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신생아들은 약간의 상태 변화가 생겼을 때 그거를 표현할 수는 없고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들이 굉장히 미비하니까, 이런 것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하지 않으면 사실은 평생 가지고 가야 되는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다수거든요. 예를 들면, 미숙아들이 상태가 나쁜 게 오래 지속이 되는 경우에는 그게 뇌출혈로 이어지고 그게 결국 커 가면서 뇌성마비, 신경마비가 돼 가지고, 항상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 되는 경우도 있을 수가 있어요. 그런 것을 최대한 빨리 발견하고 최대한 잘 처치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있어야 되고….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아기들 이렇게 손목 보시면 요만하고, 이중에 요골동맥이 되게 조그마하게 있는 거거든요. 그 맥박을 직접 느껴가지고 잡는 수밖에 없어요.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니라서요. 이런 작은 혈관을 동맥 도관을 하다가. 합병증이 이것도 있을 수 있어요. 출혈의 가능성, 그 다음에 감염의 가능성, 이것으로 이제 혈전이 생기면 이 주변부의 조직이 괴사되는 상황도 충분히 올 수가 있거든요.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응급 상황이 없는 날이 제일 좋은 거죠?)
제가 희망이 그건데요. 사실은 아기는 언제 태어날지 모르니까, 저희는 사실 항상 대기 상태로 있어야 되는 게 맞는데. 근데 제가 일이 없고 환자도 없는 상태로, 저희는 대기 상태로 있는 게 제일 희망이에요. 그럼 아기들이 안 아프다라는 이야기잖아요. 그게 제일 큰 희망입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내일 학생 강의를 한꺼번에 4시간을 해야 돼서, 환자 때문에 시간이 좀 벅찬데, 겨우겨우 준비해서 내일 강의를 준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윤예린/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
알람 울리면 바로 달려가야 하고 항상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라.
(화장실 가시거나, 편치 않으시겠어요?)
네. 그래서 주변에 계신 선생님한테 '저 화장실 다녀올 테니까 잠깐 봐 달라' 이렇게 얘기를 드려놓고 다녀와야 돼요.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가까운 데 있는 응급 환자를 저희가 힘들다고 해서 거절을 하는 일은 사실 거의 없습니다. 정말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서 못 받는 거죠. (만약) 우리가 사실 도저히 받을 상황이 안 돼서 못 받았고, (이후) 후속으로 들리는 소문에 항상 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요. 뭔가 이렇게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면 ‘혹시라도 내가 그때 더 받았어야 됐나’, ‘우리가 무리를 해서라도 받았어야 됐나’, 이런 사실 좀 죄책감 아닌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하거든요.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목이 디스크 때문에 많이 조금 힘들지만 버티고 있는 상황인데, 여기서 회복이 됐으면 좋겠지만 여기서 잘못된다고 하면, 또는 내일 당장 제 신상에 무슨 일이 생기면 여기는 이제 비게 되거든요. 그런 일이 없어야 되는데...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저희가 보는 환자는 실제로 미숙아의 생존율은 100명 중에 10명은 사망을 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1.5kg 미만, 아니면 1kg 미만 이 아기들은 사망률이 점점 높아져요. 저희가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저희가 보는 환자 중에 일부분은 사실은 잘못된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생존하는 아기들의 또 일정 부분은 합병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모를 법적 부담이) 미리 두려움을 느끼는 전공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들이 신생아 세부 전문의를 지원을 안 하려는 굉장히 큰 이유라고 사실은 생각합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너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어때 같이 해보면 어떻겠어’라고 권유를 했더니, 그 전공의가 했던 말이 ‘저는 교수님 굉장히 존경하고 교수님이 하는 일이 너무너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거를 저와 제 가족은 할 수 없어요. 그거는 저희들이 하기에는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첫 번째 보람은 아기들이 여기서 잘 커서 태어날 때, 엄마아빠들이 안고 갈 때, 엄마아빠들이 좋아하는 거, 애기들도 사실 좋아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저는 사실 좀 느낀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렇게 가끔 편지 써주거나, 저렇게 그림을 그려주거나, 또 저거는 이제 애기 엄마가 태어난 애기 얼굴 넣어서 저렇게 커피, 드립커피 이렇게 만들어줬는데 아까워서 안 뜯고 있습니다.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의대 수업 마치고 다시 빨리 들어와서, 오후 회진 돌고 애들 확인하고 또 대기하고 있다가 (혹시) 특별한 일이 있어서 또 처치하고…
이병국/세종충남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
저희가 뭐 100% 아기들, 100% 산모들을 구할 수 있으면 좋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 신은 아니어서, 조금 부족한 면이 있긴 하겠지만 다들 사실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시고 계십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시에는 그거를 조금 고쳐주려고 노력하시고, 누군가 조금 비난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응원하는 방향으로 해주시면 저희가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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