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 조성된 대규모 실내 빙설관에서 관광객들이 빙설 체험을 하고 있다.
"목도리와 장갑도 꼭 착용하세요. "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일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낮 기온은 30도를 웃돌았지만 하얼빈시 관계자는 두꺼운 롱패딩과 방한화는 물론 목도리와 장갑까지 챙겨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습니다.
겨울옷을 모두 갖춰 입고 들어선 실내의 기온은 영하 13도.
얼굴에 닿는 차가운 공기에 몸이 절로 움츠러들었습니다.
한여름이라는 사실을 잊게 할 만큼 매서운 냉기가 온몸을 파고들었습니다.
이곳은 눈과 얼음을 주제로 지난해 문을 연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빙설 테마파크 '빙설대세계'(氷雪大世界)입니다.
연면적 2만 3천800㎡, 축구장 3개를 웃도는 규모의 빙설대세계는 지난 겨울 쑹화강에서 채취한 얼음 2만㎥이 투입돼 조성됐습니다.
실내에는 '빙설서곡', '얼음도시' 등 테마 공간과 함께 얼음 봅슬레이와 미디어아트 체험관 등을 갖췄습니다.
다양한 조명과 영상 연출은 한여름에도 얼음 왕국에 온 듯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은 얼음 미끄럼틀과 봅슬레이를 타며 연신 환호성을 질렀고 부모들은 아이들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느라 분주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인공 눈발이 흩날렸습니다.
관광객들은 형형색색의 얼음 조각상을 배경으로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버튼을 눌렀습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중국인 천 모 씨는 "더위를 잊어보자는 생각으로 왔는데 기대 이상"이라며 "아이가 눈과 얼음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온 가족이 행복해졌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1시간가량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뜨거운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몸속 깊이 스며든 냉기는 쉽게 가시지 않았고, 출구를 나선 관광객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붉어져 있었습니다.
'동방의 모스크바'로 불리는 하얼빈은 중국의 대표 겨울 관광도시입니다.
1985년 시작된 하얼빈 빙설제는 일본 삿포로 눈축제,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과 함께 세계 3대 겨울 축제로 꼽힙니다.
매년 12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축제 기간에는 3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지만 축제가 끝나면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축제장은 봄이 되면 문을 닫았고 넓은 부지는 활용되지 못한 채 비어 있었습니다.
하얼빈시가 꺼내 든 해법은 '사계절 빙설 관광'이었습니다.
사계절 내내 눈과 얼음을 체험할 수 있도록 실내 테마파크를 조성한 것입니다.
하얼빈시 선전부 관계자는 "우리 목표는 1년 365일 언제든 빙설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며 "겨울 관광도시에서 사계절 관광도시로 바꾸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빙설대세계는 지난해 개장 이후 하루 평균 8천여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얼빈의 변화는 실내 빙설관에 그치지 않습니다.
야외 공간에서는 여름마다 하얼빈 맥주 축제가 열립니다.
겨울철 얼음 조형물이 들어섰던 자리는 각국 맥주와 공연, 먹거리로 가득 채워진 축제장으로 탈바꿈합니다.
축제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 축제가 끝나면 이곳은 사실상 허허벌판이었다"며 "맥주 축제와 실내 빙설관이 들어선 뒤에는 여름에도 관광객이 찾아온다"고 말했습니다.
인근 공연장에서는 매일 밤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대형 아이스쇼가 열립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