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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그려온 미래에 베팅해 온 투자자들이 이제는 '약속'이 아닌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현지시간 23일 하루 만에 14.5% 급락했습니다.
시가총액 약 2천150억 달러, 우리 돈 300조 원 넘게 증발한 겁니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데다 잉여 현금 흐름이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빅테크 전반의 비용 부담 우려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습니다.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보면 머스크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워온 신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연내 미국의 최대 절반까지 확대하겠다던 로보택시 서비스는 속도 조절에 들어갔고, 3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시연 역시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수년째 개발 중인 전기 세미트럭은 올해 말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스페이스X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공모가 135달러에서 출발해 한때 225달러를 웃돌았던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져 공모가마저 밑돌고 있습니다.
핵심 프로젝트인 스타십의 시험발사가 잇따라 미뤄진 영향이 컸습니다.
지난 16일 예정됐던 발사는 부스터 엔진 문제로 취소됐고, 이번 주 시험비행도 텍사스 지역 기상 악화로 연기됐습니다.
여기에 다음 달에는 상장 이후 첫 실적 발표와 보호예수 해제라는 시험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관 등의 보유 주식 매도를 일정 기간 묶어놓는 보호예수가 다음달 6일 해제되면 최대 9억 1150만 주가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질 수 있어 주가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비상장 시절과 달리 스페이스X가 이제 분기 실적과 수익성, 자본 조달 능력을 계속 검증받아야 하는 상장회사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물론 AI와 로봇, 우주산업이라는 머스크의 장기 청사진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다만 미래의 가능성에 높은 값을 매겨왔던 시장이 이제는 그 약속이 실제 매출과 현금으로 이어지는지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입니다.
(취재 : 김민정 / 영상편집 : 서병욱 / 디자인 : 양혜민 /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