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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 외교 수장, 마닐라서 짧은 대화"…양국관계 경색 후 처음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07.23 18:58


▲ 왕이 중국 외교부장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타이완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경색된 후 처음으로 중일 외교 수장이 대화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3일 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취재진과 만나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국 관계에 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모테기 외무상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장소에서 각자 일정을 소화하던 가운데 왕 부장과 마주쳐 대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모테기 외무상은 왕 부장과 양국 관계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으나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일본은 모든 수준의 대화에 열려있다"며 "지역의 평화에 일본과 중국은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앞으로도 대화를 지속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마지막으로 공식 접촉한 것은 작년 10월 28일 모테기 외무상의 취임을 맞아 이뤄진 전화 통화였습니다.

모테기 외무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 통화 직후 같은 해 10월 31일 경주에서 대면 회담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가 일주일 뒤인 11월 7일 의회에 출석해 "(중국이) 전함을 사용해 (타이완에)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일본의 군사 개입이 가능한)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고, 중국이 이를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반발하면서 양국 대화는 단절됐습니다.

이후 중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민간·군수 용도로 모두 활용 가능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등 일본을 압박해왔습니다.

중국은 양국 외교장관 간 대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왕 부장과 모테기 외무상 간 만남에 관한 질문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내가 알기로 이번 마닐라 방문 기간 왕이 부장은 일본 측과 만나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교도통신은 왕 부장과 모테기 외무상의 이번 접촉이 올해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다카이치 총리와 시진핑 주석 간 회담 성사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라고 전했습니다.

왕 부장은 이날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3(APT·아세안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역내 다자 안보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는 불참했습니다.

왕 부장은 전날에는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 일본을 겨냥해 "군국주의의 부활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일본)는 전후 일관되게 평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으며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를 옹호해왔다"며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해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국가의 신뢰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전날 마닐라에서 아세안 국가와 미국 등 주요국과 양자 회담을 가졌던 왕 부장은 이날은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키르기스스탄으로 이동했습니다.

린 대변인은 "일정상의 이유로, 왕이 부장은 동아시아 협력 외교장관회의 전체 일정에 참여하기 어려웠다"면서 "중국의 고위 당국자가 대표로 APT와 ARF에 참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