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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왜 꺼졌지" 몸에 불붙은 사람들…흉기도 들었다

이기영 에디터

입력 : 2026.07.23 14:38|수정 : 2026.07.23 16:15


▲ 사건 현장

경북 경산의 한 아파트 관리실 방화 혐의로 입건된 70대 주민이 관리규약과 주민대표 선거 등을 둘러싸고 관리실 측과 갈등을 빚어왔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 주민은 최근 주민대표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고 당일에도 관련 회의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 주민이 아파트 운영 문제를 둘러싼 갈등 과정에서 불만을 쌓아오다 범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고 발생 전 관리실을 제외한 아파트 곳곳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의 전원 연결 코드가 모두 훼손돼 있었다는 주민 증언도 나왔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사전에 준비된 계획범죄인지도 규명할 방침입니다.

= 23일 오전 8시 29분께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오늘(23일) 부상자 8명이 발생한 경북 경산시 아파트 관리실 폭발·화재 사고와 관련해 70대 주민 A 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오늘 오전 8시 29분쯤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방화에 따른 것으로 보이는 폭발·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약 20분 만에 꺼졌습니다.

이 사고로 아파트 주민 등 40∼70대 남녀 8명이 다쳤습니다.

부상자는 남성 2명과 여성 6명입니다.

부상자 가운데는 폭발 사고 직전 인화물질을 들고 관리실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난 A 씨도 포함됐습니다.

사고가 난 관리실 바로 앞에는 경로당이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경로당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어르신 5명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와 주민 진술 등을 보면 A 씨는 '펑' 하는 폭발 소리와 함께 관리실에 불이 난 직후 현장에서 빠져나왔습니다.

이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흉기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다 내가 죽인다"는 등의 소리를 지르며 아파트 안을 배회하다 출동한 경찰과 마주쳤습니다.

경찰관들이 권총을 겨누며 흉기를 버리라고 명령하자 A 씨는 순순히 따르며 바닥에 드러누웠습니다.

경찰은 A 씨를 현장에서 곧바로 검거했습니다.

폭발 사고로 전신화상을 입은 A 씨는 현재 대구의 한 전문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습니다.

23일 오전 8시 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관계 당국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현장 주변에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A 씨의 최근 행적과 범행 전후 행동 등으로 미뤄 아파트 관리실 등과 오랜 기간 갈등을 겪으며 불만을 쌓아오다 범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에서는 이전부터 아파트 관리실과 일부 입주민 사이에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은 예전에도 경산시청에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도 관리규약 문제로 입주자들과 관리실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아파트는 규모가 작아 의무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를 운영하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다.

방화 피의자는 최근 아파트 주민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임원직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낙선한 뒤에는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주민은 "A 씨는 선거 낙선 이전에도 아파트 운영 문제에 불만을 드러내며 관리실을 지속적으로 찾아 소동을 일으켰다"며 "이번 폭발 사고 발생 전날에도 관리실에서 난동을 피웠다"고 말했습니다.

23일 오전 8시 29분쯤 경북 경산시 사동 한 아파트 관리실 안에서 폭발 추정 사고가 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고가 관리실 측과의 누적된 갈등에서 비롯된 우발범죄가 아니라 사전에 준비한 계획범죄일 수 있다는 정황도 나왔습니다.

폭발 사고 피해자 가족 B 씨는 오늘 오전 7시쯤 쓰레기를 버리고 관리실에 들렀습니다.

당시 관리실을 제외한 아파트 곳곳을 비추는 CCTV의 전원 연결 코드는 모두 훼손돼 있었습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B 씨가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알리자, 아내도 "전날(22일) 오후 8시 30분께 나도 CCTV가 꺼진 것을 보고 뭔가 싶었다"고 답했습니다.

이후 B 씨의 아내는 CCTV 문제를 다시 말하기 위해 오전에 관리실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B 씨는 "관리실로 간 아내가 돌아오지 않아 집 밖으로 나온 순간 폭발음이 들렸다"며 "당시 A 씨가 몸에 불이 붙은 상태로 가장 먼저 현장에서 뛰쳐나왔다.

아내는 화상을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가 치료 중이라 정식 조사는 시작하지 못했다"며 "계획범죄 여부 등 제기되는 모든 의문점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