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미국에서 제기된 집단소송과 관련, 미 법정에서 쿠팡 모회사를 상대로 정보유출 피해의 책임을 다루는 게 맞느냐를 두고 원고와 피고 양측이 공방을 벌였습니다.
21일(현지시간) 미 뉴욕 동부연방법원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인 쿠팡아이엔씨(Inc)와 김범석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 측은 이달 초 담당 판사에게 제출한 서한에서 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자신들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을 사전 심리 없이 각하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쿠팡아이엔씨 측은 정보유출 사태가 발생한 회사는 한국 법인이고 자신들은 미국 모회사라며 "이 사건을 뉴욕에서 다루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은 한국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쿠팡아이엔씨는 미 델라웨어주에 소재한 지주회사로 전 세계에 자회사를 두고 있으며, 쿠팡 코퍼레이션(이하 한국 쿠팡)은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라며 한국 쿠팡과 법적인 실체가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쿠팡아이엔씨 측은 원고 측이 쿠팡아이엔씨나 김 의장이 한국의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구체적인 보안 의사결정에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사실관계를 전혀 제시하지 못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이미 여러 소송이 제기된 상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원고인들이 '포럼 쇼핑'(forum shopping·유리한 재판 관할지를 선택하는 행위)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쿠팡 측 변호인은 미국 대형 로펌인 '커클랜드 앤드 엘리스'가 맡았습니다.
반면, 원고 측은 쿠팡아이엔씨가 투자자들에겐 한국 쿠팡을 핵심 자회사로 소개하면서 법정에서는 자회사 일은 모른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쿠팡아이엔씨는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입니다.
원고 측은 지난주 제출한 반박 서한에서 "투자자에게는 한국 법인을 그룹의 운영 핵심으로 소개하면서, 법원에서는 미국 모회사와는 동떨어져 있는 법인으로 취급해 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원고 측은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 측이 증거개시(Discovery)도 하기 전에 소송을 각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최소한 정보유출 사태 관련 기록, 의사결정권자, 사내 감독, 본사·자회사 간 의사소통 등과 관련한 증거개시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재판 관할권 관련 판단이 보류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증거개시는 본안 심리에 앞서 소송 당사자가 상대방이 보유한 증거물, 서류, 증인 등을 공개하도록 요청하는 미 재판절차입니다.
앞서 원고 측 변호를 맡은 로펌 SJKP의 탈 허쉬버그 변호사는 지난 2월 소장 제출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 대해 "쿠팡아이엔씨는 미국 상법에 의해 설립됐고 미국 시민은 물론 한국인을 포함해 쿠팡을 사용하는 모든 이에게 의무를 진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법정을 이용하는 것이 (쿠팡 측에)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에 관한 더 나은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내 쿠팡 소송은 한국 법원에서 제기된 소송과는 별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또한 앞서 미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제기된 주주 집단소송과도 따로 진행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