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 공습 받은 이란 남부 교량
현지시간 20일 미국이 이란을 대상으로 열흘째 공습을 이어가고, 이에 맞서 이란도 '전면전'을 선포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 시간으로 20일 오후 9시 이란을 향한 추가 공습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대해 이란이 공격을 지속하는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이란의 군사 지휘소, 해상 전력, 미사일 및 드론 발사 기지, 방공 시스템을 타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령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의 운항이 계속되고 있다며 "미군은 해협을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통과하려는 민간 선박에 대한 이란의 부당한 공격에 책임을 묻기 위해 모든 태세를 유지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미군 병사 한 명을 죽일 때마다 그 대가를 몇 배로 치르게 될 것"이라며 미군 사망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국면이 흔들리면서 최근 미군 사상자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17일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요르단 공군 기지에 주둔 중이던 미군 2명이 사망했고, 18일에는 이라크에서 이란의 드론 불발탄을 통제·폭파하는 과정에서 미군 1명이 추가로 숨졌습니다.
이로써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란 전쟁 과정에서 발생한 미군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습니다.
미국의 공습에 맞서 쿠웨이트, 요르단, 바레인, 시리아 등 중동 국가에 대한 공격에 나선 이란도 전면전을 선언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사법부 최고회의에서 "지금 이란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금 전쟁은 단순히 미사일로만 치러지는 전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적들은 군사적 타격만으로는 이란 국민의 항복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국가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란군은 21일 새벽 쿠웨이트 내 미군 기지를 미사일로 표적 타격했습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란군 공보실을 인용해 "육군 지상군이 지대지 미사일을 사용해 쿠웨이트 아리프잔 기지에 주둔 중인 미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 시스템을 타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에 있는 미국 기업 아마존의 인프라 시설을 표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바레인 당국의 공식 확인은 아직 없습니다.
예멘의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은 이날 친미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습니다.
후티 반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눈에는 눈' 원칙에 따라 범죄 국가인 사우디 적들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이는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
후티가 봉쇄하려는 곳은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세계 원유 운송의 3% 이상이 지나갑니다.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닫힌 가운데, 후티 반군의 봉쇄 선언에 우회 수출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도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미국과 이란이 충돌을 재개한 후 통항량이 줄어든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잇따라 선박 피격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21일 오만 연안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한 대가 미상의 발사체에 피격됐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오만 리마에서 북동쪽으로 약 15㎞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한 이번 피격 사건을 조사 중입니다.
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유조선 두 척이 호르무즈 해협 남쪽 항로를 통과하려던 중 폭발이 발생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역내에서 미군의 군사 행동이 계속되는 한 해협은 봉쇄된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IRGC는 전날도 19일 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 2척이 폭발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날 폭발했다고 주장한 2척이 전날 성명에서 언급한 유조선들과 동일한 선박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은 무력 충돌을 이어가는 와중에 물밑에서는 외교 채널을 가동해 대화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AFP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에스칸다르 모메니 이란 내무장관이 이날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해 파키스탄 관리들과 회담한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모메니 장관의 파키스탄 방문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다만 그는 이번 방문의 초점은 양국 간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바가이 대변인은 "최근 며칠 동안 외교 당국이 활발히 움직인 것은 사실"이라며 외교적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카타르 등 중재국들로부터 미국과의 긴장 완화를 위한 제안을 전달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란에 미국과의 열흘 휴전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