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 거래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9억 원에 아파트를 팔면서 이 대통령 부부 명의로 근저당 17억 7천만 원을 설정한 부분이 쟁점입니다. 근저당 채권최고액은 실제 채권가의 120% 정도니까 대략 15억 원 안팎의 잔금 지급을 늦추고 대신 근저당 설정, 일종의 외상으로 처리했다는 얘깁니다. 해당 지역은 대출규제에 따라 금융기관 대출이 2억 원 정도만 가능합니다. 결국 '잔금 외상 거래'라는 우회로를 통해 성사된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가 정상 거래인지 편법인지가 논란의 본질입니다.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근저당 설정 왜?
먼저 대통령의 부동산 거래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성남 분당의 대통령 자택에는 현재 전세 세입자가 11억 4천만 원에 살고 있습니다. 매매가 29억 원에서 이 전세 보증금을 빼면 17억 6천만 원. 계약금은 통상 전체 거래대금의 10% 정도니까 2억 9천만 정도라고 보면, 남는 금액 즉 잔금은 14억 7천만 원 정도가 되겠죠. 이걸 이 대통령 부부가 채권으로 잡고 근저당 설정을 한 걸로 보입니다. 근저당 설정, 즉 잔금 외상 거래를 한 이유는 매수인이 지금 살고 있는 집이 10월에 팔리기 때문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럼 10월에 잔금 치르고 명의를 넘기면 될 텐데 왜 굳이 근저당 설정이라는 번거로운 작업을 거치면서까지 7월에 소유권을 이전했을까? 이유는 재건축입니다. 해당 아파트 단지는 이달 말 사업 시행자 지정 고시가 날 예정인 재건축 단지입니다. 그 이 전에 아파트를 매입하면 재건축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만, 그 이후에 소유권 이전이 이뤄지면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 않습니다. 전문 용어(?)로 '물딱지'가 되는 겁니다. 이후 더 넓은 평형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적절한 수준으로 현금 청산됩니다.(경우에 따라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해당 아파트 시세 30억 원에는 이 재건축 조합원 자격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겠지요. 조합원 자격이 승계되지 않는다면 그 돈 주고 그 아파트를 살 이유가 없겠죠. 그렇다고 7월이 지나면 아파트 가격이 폭락하는 건 아닐 겁니다. 조합원 자격을 얻지 못하니까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안 나올 거고, 기존 소유주는 어차피 재건축 이후 더 넓은 새 아파트를 받을 테니까 몇 년 기다리는 식으로 거래가 실종되겠죠. 호가 공백 상태로 거래 없이 가다가, 재건축 이후에 해당 아파트 시세가 다시 제대로 형성되는 식일 겁니다.
사실 이 거래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리한 거래가 아니라, 매수자에게 상당히 편의를 봐준 거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수자는 계약금 10%만 내고 소유권을 이전받았습니다. 전형적인 갭투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저당 채권의 이자율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모르는 상황에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세보다 더 낮은 가격에 잔금을 외상 거래로 해주는 경우는 집을 파는 쪽이 정말 돈이 급할 때나 가능한 거래입니다. 편법이든 우회로든, 뭐라고 부르든 간에 매수인에게 편의를 봐주면서 서둘러 마친 거래임엔 분명해 보입니다.
추측컨대 이재명 대통령은 재건축 아파트를 보유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았던 게 아닐까요? 결과적으로 재건축 아파트 투자자가 되는 상황, 나중에 혹시라도 "당신도 재건축 아파트 투자했잖아"라는 식의 시비에 휘말리는 걸 피하고 싶었던 게 아니냐는 얘깁니다. 그래서 일종의 잔금 외상 거래로 매수자에게 편의(?)를 주는 식이더라도 아파트를 신속하게 정리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거래 가격 29억 원은 시세보다 낮았다. 1주택자여서 처분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 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매각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책 의지라는 설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레 있을 부동산 대토론회에 '무주택자'로서 나서고 싶었다는 말로 들렸습니다.
국민의힘 "꼼수 거래·더불어근저당"
국민의힘은 '꼼수 거래'라며, 해당 근저당을 '더불어근저당'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근저당을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이 시장을 어떻게 비정상적으로 왜곡시키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무거운 규제를 부과해놓고 나서 규제를 우회할 편법 꼼수까지 손수 가르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도 했습니다. 대출 규제로 해당 지역 금융기관 대출이 2억 원에 불과한 상황에서, 대통령의 근저당은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편법과 꼼수라는 비판입니다.
주진우 의원도 "평범한 국민은 집을 팔고 잔금을 받아 다른 집을 사야 하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불가능하다. 청와대에 살며 다른 집 이사 갈 걱정 없는 이 대통령만 가능한 거래"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일종의 '관저 테크'를 했다는 비판입니다. 박성훈 대변인도 "이른바 매도인 금융이라는 기이한 꼼수 거래가 대통령의 집을 파는 과정에서 자행된 것"이라면서 '꼼수 거래'라는 비판을 얹었습니다.
정리하면, 불법은 아닐지 몰라도 대출제한을 피해 가는 '편법·꼼수'라는 게 비판의 핵심입니다. 당장 집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이 대통령의 일종의 '관저 테크'라는 비아냥도 얹혀 있습니다.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서 나올 질문

모레 23일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에서 "불법과 편법이 동원되는 부동산 불로소득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고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큰 주범이 됐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자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가 부동산"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산 불평등, 가계부채, 양극화, 청년들의 고통과 소외의 근원이 부동산 문제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에서 벗어나 국민 주거 안정과 생산적 경제발전으로 나아가기 위해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고 실현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내 보겠다."라는 각오를 밝혔습니다.
대통령 말처럼 부동산 문제는 '불법과 편법·꼼수'가 가장 횡행하는 영역입니다. 오랜 기간 이어져온 부동산 불패, 강남 불패를 지켜보면서 경제활동 인구 대부분이 시장 참여자로서 기회(?)를 갈구해 온 시장입니다. 동시에 어느 정권도 딱 부러진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공급확대와 수요억제를 오갔을 뿐인, 그래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극히 낮은 영역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나오게 될 가장 강력한 요구 중에 하나는 아마도 대출 규제에 대한 불만 또는 손질 요구일 거란 예상이 많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들이 집을 사기 위해 레버리지(대출)가 필요한 건데, 시장 안정화라는 명분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해 오면서 돈 많은 사람들만 선택의 기회를 가진다는 지적이 그것입니다. 1가구 1주택, 실거주 목적 거래인데도 결과적으로 돈 없는 사람에 대한 '역차별, 기회박탈, 사다리 걷어차기'로 대출 규제가 작용한다는 반발입니다.
그래서 저는, 23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이번 성남 부동산 거래에 대해 이 대통령이 솔직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공정한 정책 결정자라는 믿음은 '무주택자'라는 사실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고민과 갈망에 설득력 있는 답을 하는 데서 나올 겁니다. '꼼수·편법' 논란을 돌파할 수 있어야 신뢰, 상식, 공정이 성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