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김영수 행정안전부 의정관이 부적절한 정부포상 취소 관련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부가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 계엄 업무, 간첩 조작 사건 등에 관여한 이들에게 수여한 정부포상 198건을 대거 취소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오늘(21일)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167명에게 수여된 정부포상 198건의 서훈 취소안을 심의·의결했습니다.
취소 대상은 1980∼1981년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진압, 계엄 업무 관련자 76명에게 수여된 무공훈장과 무공포장 76건입니다.
1960∼1990년대 간첩 조작 사건 등 관련자 91명에게 수여된 훈·포장과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122건도 포함됐습니다.
정부는 반헌법적 행위와 간첩 조작 사건 등 국가폭력 사건 연루자에게 수여된 정부포상을 바로잡기 위해 포상의 적절성을 검토했습니다.
이 과정에는 국방부와 경찰청, 국가정보원이 참여했습니다.
정부는 당사자 사전통지와 공적심사위원회 개최 등 행정절차도 진행했습니다.
취소된 포상은 국방부 소관 76건과 경찰청 소관 36건, 국가정보원 소관 86건입니다.
이번에 취소가 확정된 정부포상에는 과거 남영동 대공분실 총책임자였던 박처원 전 치안본부 대공수사처장이 받은 포상 4건이 포함됐습니다.
박 전 처장이 받은 녹조근정훈장과 홍조근정훈장 각 1건, 대통령표창 2건입니다.
박 전 처장은 1927년에 태어나 2008년 사망했습니다.
올해 3월 사망한 '고문 기술자' 이근안이 받은 국무총리표창 1건도 취소됐습니다.
국방부는 지난 3월 12·12 군사반란 중요임무 종사자 10명에게 수여된 충무무공훈장을 취소했습니다.
이어 1980∼1981년 무공훈장과 무공포장을 부당하게 받은 76명을 추가로 확인해 취소 절차를 밟았습니다.
이 가운데 '국가안전보장 유공'으로 서훈받은 42명은 근무 경력과 당시 대간첩 작전 기록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서훈에 해당하는 공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무공훈장 수여 요건인 '전투에 준하는 직무 수행'이나 무공포장 수여 요건인 '국토 방위에 대한 헌신·노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계엄 업무 유공'으로 서훈받은 34명도 상훈법상 거짓 공적에 해당한다고 국방부는 판단했습니다.
비상계엄이 헌정질서를 파괴한 국헌 문란과 내란 행위로 사법적 평가가 확정됐다는 이유입니다.
계엄사령부와 예하 부대에서 수행한 업무도 신군부의 불법적인 권력 장악과 내란을 도운 행위여서 서훈 공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경찰청은 지난 3월부터 경찰 창설 이후 수여된 정부포상 약 10만 건을 전수조사했습니다.
불법 체포와 가혹 행위, 민주화운동 탄압 등 위법 사실이 확인된 사건 관련 포상을 추려냈습니다.
경찰청 소관 취소 포상 36건은 훈장 15건과 포장 3건, 대통령표창 12건, 국무총리표창 6건입니다.
이 가운데 1979년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80여 명을 검거한 '남민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사건' 관련 포상이 2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남민전 사건은 2024년과 2025년 재심 판결에서 불법 구금과 가혹 행위 등 위법 사실이 인정돼 피고인들의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삼척 고정간첩단 사건 관련 포상 2건과 서울대 무림 사건 관련 포상 3건도 취소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함주명 간첩 사건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기사연 사건 관련 포상도 각각 1건씩 취소됐습니다.
경찰청은 이들 사건과 관련된 장관표창 51건도 관계기관에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현재는 5·18 민주화운동 진압과 삼청교육 등 반헌법적 행위와 관련해 수여된 정부포상을 추가로 취소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올해 3월 말 중앙정보부 창설 이후 직원들에게 수여된 정부포상을 자체 전수조사했습니다.
재심 판결문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국가정보원 진실위원회 보고서, 수훈자의 공적조서 등을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재심 무죄가 확정된 17개 사건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국가정보원 진실위원회가 지적한 2개 사건 등 모두 19개 사건에서 수사 절차 위반과 인권 침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재일동포 간첩 사건과 보성 가족 간첩단 사건, 제주 모녀 간첩 사건 등과 관련해 포상을 받은 71명의 정부포상 86건을 취소해 달라고 행정안전부에 요청했습니다.
이번 정부포상 취소는 지난 1월 보국훈장 등 11건과 지난 3월 무공훈장 10건에 이어 올해 들어 세 번째입니다.
경찰청과 국가정보원은 과거 위법한 공권력 행사와 인권 침해로 피해를 본 당사자와 유가족에게 사과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도 반헌법적 행위와 간첩 조작 사건 등과 관련해 부적절하게 수여된 정부포상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취소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