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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단하려 '항암 주사'까지…어쩌다 이렇게

박하정 기자

입력 : 2026.07.21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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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낙태죄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 지나도록 임신 중단 약물은 허가되지 않고 있습니다. 입법 공백을 이유로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여성들은 임신 중단을 위해 항암제로 쓰이는 주사까지 맞고 있습니다.

모닝 줌인,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산부인과, 임신 중단 상담을 요구하자 두 가지 방법을 안내합니다.

[A 병원 관계자 : 저희가 수술, 그리고 주사약이 있어요. 주사로 하실 수 있는 건 아기집이 안 보여야 돼요.]

주사가 뭐냐고 묻자 메토트랙세이트, 즉 MTX 주사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백혈병 등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의 항암 주사로, 자궁 외 임신처럼 산모가 위험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 약품 허가 목적 외로 처방돼 왔습니다.

[A 병원 관계자 : 85만 원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2번 주사 맞으실 거예요. 몸에 좋다, 안 좋다기보다는 면역력이 떨어지고. 어쨌든 좋은 세포도 죽이니까.]

자궁 외 임신이 아닌 데도 이 주사로 임신 중단을 해준다고 광고하는 산부인과도 있습니다.

[B 병원 관계자 : (자궁 외 임신에만 하는 거라고 해서, 그거 아니어도 가능한 거 맞나요?) 네, 초기에 수술 부담스러우신 분들은 많이 하세요.]

앞서 식약처는 이 주사가 태아 기형이나 난소기능부전 등 이상 반응을 나타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성들이 이 주사를 선택지에 남겨 놓는 가장 큰 이유는 미프진 같은 임신 중단 약물이 식약처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19년 낙태죄 처벌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이후 식약처는 몇 주 이상부터 약을 통한 임신 중단이 가능한지 법 개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전 세계 101개 국가에서 허용된 임신 중단 약물을, 우리나라 여성들은 의사 진단과 처방도 없이 정품 확인을 못한 채 음지에서 사서 복용하고 있거나, 위험할 수 있는 항암 주사를 찾고 있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14일, 국무회의) : 법 밖에 방치하면서 정부는 책임을 모면하겠지만 국민들은 위험에 빠지는 거죠.]

관계 부처는 뒤늦게 실무 협의에 나섰는데, 국정과제에도 임신 중단 약물 도입이 명시된 만큼 신속하고 책임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윤태호, VJ : 신소영·오세관, 디자인 : 한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