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사회

"공부한 사람만 바보"…AI '딸깍'으로 무더기 만점

조윤하 기자

입력 : 2026.07.19 20:38|수정 : 2026.07.20 08:43

동영상

<앵커>

최근 서울의 한 대학교 시험에서 80% 넘는 학생이 A학점을 받았습니다. 시험에서 AI를 써도 된다고 허용했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공부한 사람만 바보 됐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윤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데이터 분석과 응용 방법 등을 배우는 연세대학교의 3학점짜리 교양 강의입니다.

수강생이 500명이 넘는데, 수업과 중간고사에 이어 최근 치러진 기말고사까지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시험에선 AI 사용을 허용하되 AI 답변을 그대로 복사해 붙이는 이른바 '복붙' 행위만 금지됐습니다.

AI 답변을 재구성하라는 취지입니다.

시험 결과는 어땠을까.

중간과 기말고사 모두 학생 3명 중 1명이 400점 만점에 390점 이상을 받았습니다.

A학점을 받은 학생은 전체의 84%에 달했습니다.

한 수강생은 취재진에게 "'복붙'한 학생이 많았지만 적발되지 않았다"며, 자신도 "공부를 하지 않고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털어놨습니다.

강의를 들은 적 없는 취재진이 문제를 풀어봤습니다.

이 시험은 글자 그대로를 복사하는 건 금지돼 있어서 시험 문항을 이미지 파일로 캡쳐한 뒤에 AI에게 풀어보라고 하겠습니다.

1분도 안 돼 답안이 바로 나왔고, 배포된 정답과는 95% 일치했습니다.

강의 평가 게시판엔 "AI 딸깍 잘하는 순서대로 점수받는다", "공부한 사람만 바보 만든다"는 학생들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김자미/고려대 교육대학원 교수 (대학 AI 활용 가이드라인 작성) : 교수자 스스로 답안을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만들어 볼 필요가 있어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꼭 포함해라, 생성형 인공지능을 쓸 때도 이것들을 꼭 포함해야 한다고 하면….]

학교 측은 향후엔 AI만으로는 만점 받기 어렵도록 응용과 분석형 문항을 강화해 변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