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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림청의 무기계약직 여성 직원이 남성인 동료 공무원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가해 남성은 재판에서 추행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했는데 정작 직장을 잃은 건 피해 여성이었습니다.
김민준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지역 지방산림청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던 20대 여성 A 씨는 지난해 7월 회식 자리 이후 8급 주무관 B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만취한 A 씨를 바래다준다던 B 씨가 A 씨 자취방에 따라 들어간 겁니다.
[A 씨 : 집에서 누워 있을 때 몸을 만지는 느낌이 났었던 거 (기억나요.)]
B 씨는 수사 초기 "15분 정도만, 멀리 떨어져서 본인도 잠들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걸로 알려졌지만, A 씨 속옷 등에서 B 씨 DNA가 검출됐고 '준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법원에서 B 씨는 첫 공판부터 반성한단 취지로 공소 사실을 인정했고,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해 다음 달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산림청도 사건 직후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열어 두 사람을 분리 조치했는데, 이어질 걸로 예상했던 직위 해제나 징계 조치는 없었습니다.
B 씨를 같은 지방산림청 산하 국유림관리소로 보낸 건데, 이때부터 두려움은 A 씨만의 몫이었습니다.
업무상 오가는 일이 잦아 마주칠까 싶을 땐 근무 일정까지 바꿔가며 피해야 했습니다.
[A 씨 : (다른 직원들은) 사건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계신 상태니까, 제가 가해자가 있는 기관으로 이제 (업무상) 가게 됐는데.]
징계위원회는 사건 발생 1년이 다 되어가는 지난 6일에야 처음 열렸고, 그마저도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달 1심 선고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게 산림청 입장입니다.
직위해제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A 씨 요구는 번번이 묵살됐고,
[산림청 담당자 : 징계라는 게 주무관(피해자)님만 생각하면 안 그렇지만 또 상대방(피의자)도 있잖아요.]
A 씨는 지난 4월 초 직장을 떠났습니다.
[A 씨 : 항소해서 2심까지 또 가게 된다면 또 2심 결과까지 봐야 되겠다고 (할 것 같고.)]
[이동훈/변호사 : 가만히 소극적으로 놔두었다는 것은 되게 이례적이고, 일단 직위해제부터 먼저 시키고 추후 재판 결과에 따라서 추가 징계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SBS 취재가 시작되자 산림청은 지난 16일 자로 B 씨를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이홍명, 디자인 : 박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