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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 경질에 시위 확산…젤렌스키, 총사령관 교체 검토

곽상은 기자

입력 : 2026.07.19 09:17


▲ 시르스키 군 총사령관 경질 요구 시위

국방장관 해임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되면서 군 리더십 위기를 맞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총사령관 교체를 검토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현지시간 18일 우크라이나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번 주말에 군 지휘관들을 소집해 전황 평가를 듣고, 올렉산드르 시르스키(60) 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의 후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을 면접할 예정이라며 이렇게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1천200km에 이르는 전선의 방어를 강력하게 유지하면서 원활한 지휘권 이양이 가능하다면 총사령관을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위기는 민간인 정치인인 미하일로 페도로우(35) 전 국방장관과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노골적 다툼을 벌인 뒤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이 15일 해임된 것을 계기로 불거졌습니다.

16일과 17일에는 페도로우 해임에 항의하면서 시르스키 퇴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참전용사들과 현역 군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토요일인 18일에도 시위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시위를 조직한 참전용사 드미트로 코지아틴스키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이번 시위의 최우선 요구는 시르스키 해임이며, 그 다음은 페도로우 재임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도로우 전 장관과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에 맞서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어떤 전략전술을 중시해야 하는지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벌여왔습니다.

2024년 2월 취임한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옛 소련 군부의 전통에 따라 돌격 보병과 포병을 중시해왔으며, 상당한 병력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군사 목표의 달성을 강조해 '도살자'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는 육군 총사령관 시절인 2022년 2월 키이우 방어를 담당했으며, 7개월 뒤 하르키우·헤르손 반격 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혁신·교육·과학기술 담당 제1부총리 겸 디지털전환부 장관으로 재직하다가 올해 1월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한 페도로우 전 장관은 드론 전력 강화를 추진해왔습니다.

그는 또 병력 희생을 줄이는 방안과 함께 소집된 지 오래된 병사들을 전역시켜주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이 해임된 시점은 시르스키 총사령관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페도로우를 해임해달라고 '최후통첩' 요구를 제시한 후였습니다.

페도로우는 해임된 다음날인 16일 기자회견에서 시르스키가 국방부 개혁 노력을 가로막았으며 부패를 용인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페도로우는 시르스키가 2022년 침공 초기 몇 주 동안 키이우를 방어한 노력과 그해 가을 하르키우·헤르손 반격에서 거뒀던 성공은 인정하면서도, 드론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전쟁의 성격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시르스키가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우리가 적을 비대칭적으로, 최소한의 손실로 물리치고자 한다면 (시르스키) 군 총사령관과 (안드리 흐나토우) 총참모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페도로우는 러시아를 물리치려면 군 고위 지휘부의 재편이 필요하다며 젤렌스키에게 시르스키 경질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시르스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페도로우의 의혹 제기에 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페도로우와 시르스키의 관계가 매우 악화된 상태였다면서 "나 없이는 그들이 함께 앉아서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의 서방 파트너들과 나토 관계자들이 페도로우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불투명한 국방부에 대한 그의 개혁 계획을 지지해왔다며, 페도로우가 갑자기 해임된 것이 충격이었다는 한 키이우 주재 서방 국방무관의 말을 전했습니다.

시르스키 전에 군 총사령관이던 발레리 잘루즈니는 퇴임 5개월 후인 2024년 7월부터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개각 과정에서 페도로우 등과 함께 물러난 율리야 스비리덴코 전 총리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직을 제안받았다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설득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직책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와 전쟁 지원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교 요직으로 평가됩니다.

올하 스테파니시나 현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작년 8월에 부임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당국 발표에 따르면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모스크바 인근과 탐보프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7명이 숨지고 51명이 다쳤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