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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높고 성장 개선'…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

이성훈 기자

입력 : 2026.07.16 09:51|수정 : 2026.07.16 12:22

연 2.50→2.75%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늘(16일)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습니다.

지난 2023년 1월(연 3.25→3.50%) 이후 3년 6개월 만의 통화 긴축 결정입니다.

앞서 금통위는 2024년 10월과 11월, 작년 2월과 5월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p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작년에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과 국내 건설경기 악화, 미국 상호관세 충격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통화 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고 원/달러 환율이 높아진 가운데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8연속 동결하면서 대내외 변수를 점검해왔습니다.

금통위가 1년 2개월간의 금리 동결 끝에 통화정책의 키를 긴축 쪽으로 튼 것은 물가가 불안해진 반면, 경기 반등이 뚜렷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습니다.

원유 공급의 병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 국제 유가(브렌트유 기준)가 전쟁 직전 배럴당 72달러 수준에서 4월 말 126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점차 높아지더니 5월(3.1%)과 6월(3.2%) 연달아 3%대를 기록했습니다.

체감 물가 수준을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2월 1.8%에서 3월 2.3%, 4월 2.9%, 5월 3.3%, 6월 3.4% 등으로 계속 높아졌습니다.

한은은 유가 상승이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다른 품목 가격도 높이는 2차 파급 효과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면, 반도체 수출 호조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1.0%)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8%에 달해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명목 기준으로는 10.5% 성장해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였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최대였던 작년(1천230억 5천만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4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습니다.

한은의 5월 전망치(2.6%)보다 0.4%p 높은 수준으로, 한은도 8월에 전망치 상향 조정이 확실시됩니다.

한은 추정치 기준 1.8% 안팎의 잠재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양호한 경제 성장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만큼 기준금리를 비교적 낮게 유지하면서 경기를 떠받쳐야 하는 상황과는 거리가 멀어진 셈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계부채와 주택가격도 주요 고려 사항으로 꼽힙니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7조 6천억 원 늘어 2024년 8월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습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를 앞두고 급증했던 주택매매거래가 시차를 두고 가계대출 증가세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최근 공급 부족 우려와 추가 가격 상승 기대 등에 연율 환산 10∼15% 수준의 높은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대출 문턱을 높이고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됐습니다.

지난달 초 1,560원대에 달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조달 자금의 원화 환전 기대 등에 1,48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장기 평균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연 3.50∼3.75%)의 정책금리 격차는 1.25%p에서 1.00%p로 축소됩니다.

2023년 2월 1.25%p에서 3월 1.50%p로 금리 격차가 확대된 후 3년 4개월 만에 격차가 최소로 줄어드는 셈으로, 한미 금리차 축소는 원화의 기초가치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최근 한은 입장입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5월부터 여러 차례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는 이례적으로 선명한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금통위원들의 5월 28일 기준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도 전체 점 21개 중 19개가 연 2.50%보다 높은 지점에 찍혀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6월 11일), 일본은행(6월 16일)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흐름과도 궤를 같이합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올해 8월이나 10월에도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을 예상하는 것입니다.

신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쯤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기준금리 결정 배경과 향후 통화정책방향을 직접 설명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