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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모두가 흔들고 싶은 돈나무…SK하이닉스의 딜레마"

곽상은 기자

입력 : 2026.07.13 13:40


▲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블록버스터급 미국 상장에 성공한 SK하이닉스의 앞으로의 과제는 까다로운 이해관계자들의 엇갈린 요구를 얼마나 잘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투자은행가 출신인 렌은 현지시간 12일 'SK하이닉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앞으로 더 많은 황금알을 낳아야만 한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제는 모두가 이 '돈나무'를 흔들고 싶어 한다"며, SK하이닉스를 국가의 사회·경제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바라보는 한국 정부를 첫 번째 사례로 꼽았습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산업화가 상대적으로 덜 된 남서부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약속했다며, 정부는 생산능력 확대를 곧 국가 경쟁력과 경제 성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1% 성장에 그친 경제를 끌어올리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반도체 투자가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렌은 미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워싱턴 역시 이 성과의 일부를 원한다"며,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요구해 왔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존 350억 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의대미 투자를 약속한 것도 이 같은 정치적 압력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렌은 또 SK하이닉스 경영진은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월가의 예상보다 훨씬 오래, 2030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고 해서 주주환원이 그만큼 확대되는 것은 아니며, 향후 5년 안에 대규모 공급이 시장에 쏟아질 경우 반도체 업계 특유의 공급 과잉과 경기 하강 국면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그는 최근 주가 급등락 과정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떠안았다며, 최태원 회장에게는 답해야 할 수백만 명의 소액주주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투자자들에게도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렌은 이번 미국 상장이 한국 경제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인 동시에, 사회적 위험도 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의 성공이 너무 커진 나머지 구조적 성장 동력이 부족한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가 사실상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정부는 국가 성장의 돌파구를, 가계는 주가 상승과 노후 자산을 반도체 산업에 기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업들은 이처럼 상충하는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며, 이들의 투자 결정은 글로벌 인공지능, AI 투자 붐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