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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장마 걱정을 하다가 갑자기 찾아온 폭염에 적응하기 쉽지 않은 휴일이었습니다. 폭염은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더위를 피하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인데요.
더위를 버텨내고 있는 사람들을 정지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용산구의 한 쪽방촌.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쿨링 포그가 연신 물안개를 내뿜고, 주민들은 더위를 피해 공원에 모였습니다.
아예 윗옷을 벗고 더위를 식히거나, 가벼운 옷차림으로 의자에 앉아 부채질을 합니다.
[전인화/서울 용산구 : 여름나기가 제일 힘들어요. 땀이 줄줄줄줄. 그냥 앉아 있어도 줄줄줄줄. 공원에 나와 있으면 좀 낫죠 아무래도. 바람도 이렇게 좀 불고 그러니까.]
비용 문제로 에어컨은 꿈도 못 꾸는 상황, 한낮 쪽방 안은 선풍기를 틀어놔도 30도가 훌쩍 넘습니다.
지금 제가 서 있는 이 방 안도 무더운 공기로 가득합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바람이 통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창문을 떼어내야 하는 겁니다.
[이상준/서울 용산구 : 너무 더워서 제가 창문을 다 뜯어버렸어요. 선풍기 바람을 쐬어도 더운 바람이 나와요. 모기가 엄청 많아요. 근데 더운 것보단 나으니까….]
뜨거운 날씨에 손님들 발길이 줄어든 전통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온종일 열기와 씨름합니다.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생선 가게에서는 수시로 얼음을 뿌려가며 품질 관리에 신경을 씁니다.
[김광수/망원시장 상인 : 계속 하루 종일 얼음만 뿌리고 있는 것 같아요. (생선) 상태가 바로 안 좋아지는 게 보여서. 손님 자체도 많이 줄고 '버티기'하고 있어요.]
4천여 곳에 달하는 서울 시내 무더위 쉼터에도 잠시나마 폭염을 피하려는 발길이 늘고 있습니다.
[심구섭/경로당 회장 : (나이) 70~80 넘어서 밖에 더위에 돌아다닐 수가 없잖아요. 쉬었다 가고 그러니까 좋은 거죠.]
차라리 바깥이 더 시원한 쪽방촌에서, 밖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생활 터전 곳곳에서 시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찾아온 폭염을 버텨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