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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중독의 반대말은 '관계'…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제희원 기자 , 이세현 기자

입력 : 2026.07.08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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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사범 둘 중 한 명은 다시 약에 손을 대는 재범의 굴레에 갇혀있다는 현실, 어제(7일) 전해드렸습니다. 이제는 마약 범죄 대응의 초점을 처벌과 격리에서 적극적인 치료와 재활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제희원 기자 보도 먼저 보시고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시립 은평병원에 문을 연 마약류 중독자 통합 관리 시설입니다.

처벌 이후 필요한 '치료와 재활' 단계를 한 곳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최초의 공공시설입니다.

일상으로 파고든 우리 사회 마약 실태가 드러난 3년 전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계기로 설립됐습니다.

[김동현/서울시 마약관리센터장 : 마약을 구하는 것보다 마약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더 좋아야 마약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이 되는 거고요.]

이곳에서 회복 지원가로 일하는 이동재 씨도 한때는 마약 중독자였습니다.

대마초와 필로폰에 중독돼 네 차례 형사 처벌까지 받았지만, 3년 6개월간의 재활 끝에 이제는 과거의 자신처럼 마약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입장이 됐습니다.

[이동재/회복 지원가 : 중독의 반대말은 관계라는 말이 있어요.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유대감도 형성하고 연대감도 형성하고.]

이런 공공 통합 관리에 대한 수요는 대대적인 단속과 검거 실적만큼이나 늘고 있지만, 마약 중독 전문 의료진 부족으로 기초적인 치료조차 제때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보다 앞서 높은 재범률을 경험한 미국은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이 능사가 아니라고 판단해 형사 절차와 치료를 통합한 약물법원을 1989년부터 도입했습니다.

형사 처벌을 잠시 유예하는 대신 법원이 치료를 명령하고, 판사가 매주 치료 과정을 보고 받습니다.

[스티븐 오닐/판사 (2023.06.07 SBS 8뉴스) : 규칙에 따라 (소변 검사를) 또 건너뛰면 곧장 기소할 겁니다.]

[피의자 (2023.06.07 SBS 8뉴스) : 네, 판사님. 감사합니다.]

현재 미국 내 약물법원은 4천여 곳.

법원 치료 프로그램을 수료한 경우 재범률이 3배가량 낮습니다.

호주에서도 약물 법원을 수료한 사람과 중도에 포기한 사람의 재범률은 2배 넘게 차이가 났습니다.

[박영덕/한국마약회복협회장 : (중독자가) 치료를 열심히 받으면 재판받는 상황에서 좋게 선고를 내릴 수 있는 거죠. 이제는 치료 재활이 필요한 시국이라고 국민들도 인식해야 되죠.]

투약 적발 단계부터 의료적 개입과 상담을 지원하는 공공 마약관리센터를 확대하고, 재범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한국형 약물 법원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김한길·박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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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이세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마약사범 재활, 왜 국가가?

[이세현 기자 : 그러니까 마약 중독을 '개인의 일탈' 정도로만 여기면 그런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미국 사례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이미 1970년대에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정부는, 지금의 우리와 같은 처벌과 차단 중심 정책을 펼치다 그 한계를 경험하고 재활에 막대한 예산을 쏟은 뒤 이게 유의미한지 점검했습니다. 1만 1천 명의 중독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와 재활을 지원했을 때 재범은 줄고, 사회 생산성이 높아져 결과적으로는 사회 비용이 줄어든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습니다. 개인의 일탈이 아닌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으로 보고, 회복을 돕는 것이 우리 사회에도 이익이라는 뜻입니다.]

Q. 한국형 약물법원 논의?

[이세현 기자 : 이제 시작 단계입니다. 최근 국회에서 '약물법원 입법 토론회'가 열렸는데요. 이 자리에서 1심 법원에 치료 전담 재판부를 설치하고 치료 보호를 늘리는 형태의 한국형 모델이 제안되기도 했는데, 아직 관련 법안이 발의되거나 정부 차원의 청사진이 제시된 건 아닙니다.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든 마약 문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정부가 총력 대응에 나선 만큼 단속과 처벌뿐 아니라 '회복'과 '재활'도 마약 퇴치의 한 축으로 두고 논의를 이어가야 합니다.]

(영상편집 : 최혜영, 디자인 : 서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