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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8NEWS] '물폭탄' 피하려 혈세 들였는데 '충격'…서울 바닥에 깔린 '이것'의 처참한 실태

장세만 기후환경전문기자

입력 : 2026.07.09 17:51|수정 : 2026.07.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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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투수블록', 장마철 물폭탄 피할 대책?
02:49 성능은 유지되고 있을까?
04:25 전체 2/3 '불량', 이유는?
06:31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검, 왜?
 
1. '투수블록', 장마철 물폭탄 피할 대책?
안녕하세요, SBS 기후환경전문기자 장세만이라고 합니다. 장마철이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비가 자주 내리고 습도가 높고 해서 불편함이 큰 시기였는데, 요즘은 기후변화 탓에 상상조차 못했던 극심한 양의 비가 쏟아지고 막대한 피해가 나면서 이제는 불편함 정도가 아니라 불안감을 갖고 버텨야 하는 때가 바로 요즘 같은 장마철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도시 지역에서 위험성이 더 큰 이유는요. 우리 주변의 땅바닥이 모두 아스팔트 아니면 콘크리트로 뒤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빗물이 스며들 수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쌓여서 흐르기 때문에 토양이 빗물을 흡수해 주는 역할을 잃어버린 곳이 바로 우리가 많이 살고 있는 도시 지역입니다. 반대로 빗물을 흡수하지 못하니까 지표면이 물을 저장하지 못해서 가뭄이 되면 또 물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이렇게 불투수면적의 증가라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생긴 게 투수블록이라는 겁니다. 보도블럭인데요. 빗물을 통과시켜서 블록 아래 토양으로 배출시키는 블록이란 겁니다. 원리는요, 블록을 만들 때 미세한 구멍을 수없이 만들어서 그 틈새로 물이 빠지게끔 만든 겁니다.

[조시형/서울시 투수블록 담당자 : 투수블록이 일부 빗물을 흡수하여 도심 홍수 피해를 방지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반 보도블록과 나란히 놓고 보면요. 기존 블록은 매끈한 모습인 반면 투수블록은 우둘투둘한게 틈새가 많이 보입니다. 실제 비가 올 때 투수블록 성능이 어떨까요. 투수블록을 깔아놓은 곳에서 찍은 영상을 보면요. 일반 아스팔트에는 빗물이 군데군데 흥건히 고여있는 게 보이죠. 그런데 투수블록이 깔린 곳은 확실히 물 고임 현상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일부러 물을 뿌려 실험한 영상을 봐도 금세 물이 빠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서울시는요, 지난 2015년에 물순환 회복 및 저영향개발 기본 조례라는 걸 만들어서 투수블록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10년이 좀 넘었는데 그동안 얼마나 깔렸을까요. 서울 시내 전체 보도 면적의 약 15% 정도가 깔렸습니다. 일반블록에 비해서 이 투수블록이라는 게 가격이 10~20% 정도 비싸고요. 낡은 블록을 떼어내고 새로 시공할 때 교체가 이뤄지다 보니까 10년이 넘었어도 아직 교체 완료가 된 곳은 일부에 그치고 있습니다.

2.  성능은 유지되고 있을까?
자 그러면 실제로 설치된 블록들에서도 제 성능이 유지되고 있을까요? 서울연구원이 실측 조사를 해봤습니다. 서울 시내 투수블록이 깔린 곳 가운데 설치한 지 1년 미만의 장소를 30곳 택해서 조사해 봤더니요. 투수블록의 성능이라고 하는 것은 초당 몇 밀리미터의 물을 흡수하느냐 이런 기준을 갖고 측정을 하는데요. 현재 1, 2, 3등급의 제품이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는 3등급 이상의 제품을 설치하도록 돼 있었고 올해부터는 2등급 이상으로 강화가 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1등급이라고 하는 것은 초당 1밀리미터 이상의 물을 흡수하는 거고요, 2등급은 초당 0.5밀리미터 흡수, 3등급은 초당 0.1밀리미터를 흡수해야 합니다. 30곳 모두 설치했을 때는 3등급 제품을 써서 깔았던 곳들입니다. 그런데 서울연구원이 측정해 봤더니 3등급, 즉 0.1밀리미터 흡수를 충족한 곳은 10곳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18곳은 3등급 즉 0.1밀리미터의 40% 성능에 그쳤고요. 나머지 2곳은 아예 투수 성능이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종합해 보면 전체의 2/3가 사실상 불량 판정을 받은 셈입니다.

[박대근/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2/3 정도가 막혔거나 대부분 막힌 그런 현상으로 결과가 나왔어요. (성능 조사 결과) 심각성은 인식을 하자라는 측면에서….]

3. 전체 2/3 '불량', 이유는?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가능성은 두 가지입니다. 원래는 멀쩡했던 제품인데 시공 이후에 각종 이물질과 오염원 등이 구멍을 막히게 했을 가능성이 하나고요. 둘째는 아예 처음부터 하자가 있는 제품이 쓰였을 가능성입니다. 서울연구원 측은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는 어느 쪽인지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블록 제조업계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로 이 사태를 보고 있습니다. 애초에 정상적인 제품이었다면 불과 1년도 안 돼서 구멍이 막혔겠느냐는 의심입니다. 실제로 서울연구원의 또 다른 연구를 보면요. 이 연구 역시 이 같은 의심을 뒷받침합니다. 뭐냐면 투수블록의 투수 성능 지속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장기간 추적 조사한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3등급 제품의 경우 관리 기준 즉 투수성능 0.1밀리미터로 낮아진 시기가 대략 3.2년 정도 걸리더라는 겁니다. 새 제품을 시공한 뒤에 3.2년이 지나서야 성능이 떨어졌더라 이런 말입니다. 그 다음에 1등급 제품의 경우는 5.1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인도가 아닌 차도에 까는 투수블록도 있는데요. 이 경우에는요, 즉 차도용 블록 가운데 1등급 제품은 17년이 걸려야 투수 성능이 0.1밀리미터로 낮아지더라는 게 연구 결과입니다. 그러니까 1년 만에 2/3가 투수 성능이 이렇게 떨어졌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인 셈입니다. 물론 이런 점은 감안을 해야 할 겁니다. 근본적으로 인위적으로 구멍을 만들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각종 먼지나 이물질로 인한 공극 막힘 현상이라고 하는 거는 불가피합니다. 그래서 현재 제도상으로도 2년마다 성능 유지 여부를 점검하도록 돼 있습니다.

4.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검, 왜?
하지만 이 성능 유지 점검 조사라고 하는 게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검사법이 마땅치 않았다는 겁니다. 해외 기준을 국내에 쓰려니까 잘 안 맞기도 했고요, 실험실로 가져다가 측정하려니까 블록을 깨야 하는 등 쉽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다 지난해에야 서울연구원이 국내에서 쓸 수 있는 검사법을 만들었고요. 이를 통해서 앞서 말씀드린 30개소에 대한 측정 결과를 내놓은 겁니다. 더불어 서울시는 현재 좀 더 정밀한 실태 파악을 위해서 시내 전역에 깔린 투수블록 가운데 1천 개소에 대해서 성능 실태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올해 11월쯤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동안 깔린 투수블록의 성능에 대한 정확한 실태가 드러나야 되는 거는 물론이고요. 이번 계기로 해서 불량 제품의 원인이 시공 이후에 자연스러운 노후화에 따른 구멍 막힘인지 아니면 애초에 하자가 있는 제품이 깔린 건지, 명확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취재 : 장세만, 구성 : 신희숙,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