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8일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결박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케이블타이'를 증거인멸한 혐의를 받는 경찰 팀장이 오늘(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습니다.
증거인멸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된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 경감은 오늘 오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습니다.
경찰 호송차에서 내린 A 경감은 법정으로 향하면서 '증거인멸 혐의 인정하느냐',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있느냐'는 취재진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얀색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A 경감은 호송차에서 내린 직후 몰려드는 취재진을 밀치며 재빠르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에는 '억울하지 않으냐',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호송차에 올라탔습니다.
A 경감은 장윤기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 5월 5일 장윤기가 범행 전후로 사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기록한 채증 영상에는 A 경감이 여러 명의 수사팀원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SUV 조수석 수납공간에 있던 케이블타이 한 묶음을 발견하고도 실물 확보 없이 방치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사라졌던 케이블타이는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아버지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검찰에 의해 발견됐으며, 아버지가 차량에서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장윤기 살인 사건의 피해자 고(故) 이채원 양의 유족과 시민단체는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시간에 맞춰 광주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부실·은폐 수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경찰은 범죄를 엄단하는 수사관이 아니라 가해자와 한 몸이 되어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하며, 조직적으로 은폐한 공범이었다"며 "실체적 진실을 감추려 한 경찰 당국을 규탄하며, 살해범 장윤기를 비호한 경찰에게 사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건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 감찰을 벌이던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단서들을 발견하자 수사로 전환했고, 전날에는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광산경찰서장과 당시 형사과장, 수사팀장 소속 팀원 4명 등 6명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구속영장을 신청한 A 경감에 대해서는 직위해제 조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