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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달라" 혀 깨물고 비명 참아…'11년 간병살인' 부자의 호소

정다은 기자

입력 : 2026.07.07 11:49|수정 : 2026.07.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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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가족을 11년간 간병하다 끝내 살해한 아버지와 아들이 "존속살인이 아닌 촉탁살인"이라고 주장하며 재판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올해 3월 재판소원 제도 시행 이후 '간병살인' 관련 사건이 접수된 건 처음입니다.

80대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 A씨와 아들의 범행을 도운 아버지 B씨는 지난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행복추구권, 자기책임의 원칙 등 권리를 침해 당했다며 대법원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재판소원을 헌법재판소에 냈습니다.

이들 부자는 지난해 3월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뇌출혈 후유증과 고관절 골절 등으로 거동이 어려운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멀티탭 전선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2014년부터 11년간 피해자를 간병했던 부자는 피해자가 섬망 증상을 겪는 등 병세가 악화한 상황에서 극심한 생활고와 주거지 퇴거 위기까지 겹치자 동반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부자는 범행 후 한강에 투신했지만 구조됐습니다.

아들 A씨는 존속살해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 아버지 B씨는 살인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법원에서 배척됐던 '촉탁살인'을 다시 주장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2024년 12월 이후 지속적으로 "요양원에 보내느니 죽여달라"고 했고, 범행 당시엔 피해자의 섬망 증상이 나아져 명확한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들은 '방어흔이나 외상, 반항 흔적이 관찰되지 않았고, 피해자가 스스로 혀를 깨문 듯한 흔적이 있다'는 현장 감식 결과보고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피해자가 비명을 참으면서 범행에 협조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촉탁살인은 피해자의 직접적·구체적 요청에 따라 피해자를 살해하는 범죄로, 일반살인죄보다 처벌이 낮습니다.

하지만 헌재가 이들 부자의 재판소원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숩니다.

지난달까지 헌재에는 1200건이 넘는 재판 소원이 접수됐지만 그중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단 10건에 불과합니다.

(취재: 정다은, 영상편집: 김나온, 디자인: 이정주, 제작: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