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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은 당초 장윤기를 일반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보강 수사를 통해 '성폭행 살인 혐의'로 변경했습니다. 일반 살인죄보다 처벌이 훨씬 더 무거운 범죄입니다. 경찰이 초동 수사 단계에서 장윤기의 리얼돌 압수를 제대로 하지 않고 현직 경찰인 장윤기 아버지가 이걸 폐기한 것처럼 뒤늦게 밝혀진 사실들은 유독 이 '성범죄' 입증과 관련된 내용들이었습니다.
이어서 김덕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5월 5일, 장윤기가 고등학생 이채원 양을 살해한 뒤 검거되기까지는 약 11시간.
장윤기는 검거 이틀 뒤인 7일 구속됐고, 일주일 뒤 경찰은 살인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장윤기의 범죄 혐의를 강간 살인 혐의로 바꿔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점들이 눈에 띕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뒤 장윤기를 검거하기 전에 아버지가 장 모 경감인 걸 파악하고 장 경감과 연락도 주고받았습니다.
또 압수수색 과정에서 흉기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훼손된 리얼돌이 장윤기 주거지 화장실에서 발견됐지만, 구속영장 신청 수사 기록에는 첨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윤기 구속 다음날에는 장윤기와 전화 통화도 연결해 주는가 하면 수사팀장은 장윤기의 주소와 집 비밀번호까지 장 경감에게 전달했습니다.
이후 장 경감은 아들 집으로 들어가 리얼돌 2개를 수거해 없앴습니다.
범행 하루 만에 돌려준 차량에서 나온 혈흔이 고 이채원 양의 것이라는 보고서도 경찰은 당초에 사건 기록에서 누락했다가, 사건 발생 6주 만인 그제(2일) 검찰에 보냈습니다.
경찰의 석연치 않은 증거 관리 행태와 장 경감의 증거 인멸 행위는 장윤기의 '성폭행 목적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단서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장 경감이 "아들의 범행이 성적인 부분으로 연관되는 게 우려됐다"고 진술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대목입니다.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은 수사 과정에서 어떠한 비위도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수사 전반을 감찰하고 있는 경찰청은 이런 초동 수사 단계의 문제점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김한길·박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