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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완도 순직 사고, 위험 정보 부족·지휘 체계 미흡이 원인"

윤나라 기자

입력 : 2026.07.03 11:58


▲ 4월 12일 오전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소방관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 4월 전남 완도 저온창고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사고는 화재 건축물의 위험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은 데다 현장 지휘와 대응 체계가 미흡했던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방청은 외부 전문가와 소방노조 관계자 등이 참여한 소방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조사단은 지난 4월 20일부터 30일간 화재 원인과 순직사고 경위, 화재 실증실험, 현장 대응 및 안전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했습니다.

조사 결과 화재는 지난 4월 12일 오전 전남 완도군의 한 저온창고에서 작업자가 LP가스 토치로 바닥 에폭시를 제거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벽면 강판 후면의 우레탄 폼에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창고 내부는 창문이나 개구부가 없는 밀폐 구조여서 우레탄 폼이 열분해되며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천장에 축적됐고, 이후 불길이 확산하면서 이 가스에 불이 붙는 '화재가스발화(FGI)'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벽면 강판을 절단하고 화점을 탐색하는 등 내부 공격 중심의 진압 작전을 펼쳤으나, 오전 8시 53분 천장 왼쪽 구석에서 화염이 확인되면서 대원들에게 퇴출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당시 내부에 있던 대원 7명 가운데 5명은 탈출했지만, 고(故) 박승원 소방위(완도구조대)와 고 노태영 소방사(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습니다.

조사단은 사고 원인으로 화재 건축물의 위험정보, 특히 우레탄폼 마감 여부 등에 대한 정보 부족과 출동대에 대한 위험정보 전파 미흡을 꼽았습니다.

또 지휘권 이양 절차 생략과 상황평가·전략·전술 결정 미흡, 우레탄폼 등 특수화재에 대한 표준작전절차(SOP) 부재, 신속동료구조팀(RIT) 운영 미흡,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 부실, 위험지역 내 소방관 직접 투입에 따른 인력 의존 심화, 펌프차 진압대원 부족 등도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재난현장의 위험정보와 전략·전술 정보를 출동대에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119상황관제시스템을 개선하고, 상황근무자 교육과 우레탄폼 등 고위험 특수화재 대응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선착대장과 지휘팀장이 현장 도착 즉시 지휘권을 명확히 선언하고, 상황평가와 전략·전술 결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표준절차를 보완할 방침입니다.

인명구조 가능성이 없는 화재에서는 방어적 진압 전략을 우선 적용하고, 우레탄 폼 창고 등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는 신속동료구조팀을 선제적으로 편성·운영하도록 의무화합니다.

위험지역 내 소방관 직접 투입을 줄이기 위해 무인소방로봇 보급도 확대합니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무인소방로봇의 현장 활용성을 검토해 추가 보급을 추진하고, 열화상카메라 등 핵심 안전장비 관리도 강화할 방침입니다.

이와 함께 펌프차 진압대원 등 현장 필수 인력 5천여 명을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재난 위험도 등을 반영해 현장 중심으로 재배치할 계획입니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합동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면밀히 살핀 만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부터 보완하고 중장기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전남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