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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축구협회의 기득권 세력, 이른바 카르텔을 깨고 인적쇄신을 하기 위해서는 '직선제' 같은 회장 선거 제도의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합니다.
홍석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3년부터 축구협회를 이끌어온 정몽규 회장은 정부로부터 중징계 권고를 받고도, 지난해 압도적인 지지로 '4선'에 성공했습니다.
그 배경으로는 기득권 세력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도'가 꼽힙니다.
현행 방식은 200명가량의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간접선거 방식인데, 이 가운데 30% 정도는 협회 대의원과 K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차지해 현직 회장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협회원 전원이 투표하는 '직선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정 회장이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물러나기로 한 만큼, 차기 회장 선거부터 직선제로 치러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데,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먼저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 가맹 단체라서 체육회의 정관을 따라야 하는데, 이 정관에는 가맹 단체 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하도록 돼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체육회 자체는 (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하고, 임기 제한하고 하는데, 가맹 단체나 지역 단체는 어떻게 합니까?]
[유승민/대한체육회장 (지난해 12월) : 저희가 원래 간선제였는데요, 규정을 개정하고 있고요. 2029년 1월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기점으로 해서….]
선거의 규모도 변수입니다.
축구협회 전체 회원은 15만 명 정도로 직선제를 실시할 경우, 서울 종로구청장 선거와 유권자 수가 비슷합니다.
그런데 국제축구연맹, 피파는 비밀 투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온라인 투표는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피파 규정을 지키려면 온라인 투표가 아닌 현장 투표를 해야 하는데 15만 명의 직선제 현장 투표를 준비하려면 비용과 준비 기간이 급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 : 체육관을 한 100개나 이렇게 나눠서 한다고 그러면 수십 억 원이 들 수도 있는 상황이라서 어떻게 이 비용을 댈지부터가 고민이겠죠.]
게다가 피파는 정부 등 제3자의 선거 개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이 모든 과정이 신중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지난 6월, 피파는 네팔 정부가 협회장 선거에 개입했다며 네팔 축구협회에 대해 자격정지를 내려 월드컵 등 피파주관대회 참가를 금지시킨 바 있습니다.
즉 축구계 개혁의 첫 단계인 선거제도 개선부터 축구협회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한데, 쇄신 대상인 협회가 이 첫 숙제부터 풀 수 있을지,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남일, 디자인 : 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