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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견 화가인 박현주 작가는 자신이 직접 만든 재료로 색과 빛의 세계를 펼칩니다. 단색이지만 여러 겹 쌓아 올려지며 생긴 깊이감과 금박의 테두리가 품는 신성함으로 독창적인 조형미를 보여줍니다.
이주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빛의 현존 / 9월 6일까지 / 영은미술관]
깊고 고요한 붉은색 주변으로 성스러운 아우라를 풍기는 금박이 둘러졌습니다.
금박은 어둠에 물들지 않는 '신성한 빛'입니다.
서양 중세 성상화의 분위기를 품고 있습니다.
[박현주/작가 : 그 금박이 주는 종교적인 의미를 포함해서 어떤 빛이 주는 숭고함까지 연결시키면서.]
중첩된 색을 통해 내면의 빛이 드러나도록 하는 작업입니다.
[박현주/작가 : 빛을 그린다는 의미도 물론 포함되어 있지만, 제가 그 빛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을 더 담은 작업이라고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빛을 담아내기 위해 작가는 재료에 집중합니다.
바탕면은 물론 물감까지 직접 만들며 자신만의 빛과 색의 세계를 펼치는 것입니다.
[박현주/작가 : 생 아사천에 제가 그 아교칠부터, 손수 만든 젯소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게 굉장히 물과 물감을 잘 빨아들이는 성질을 띠고 있어요.]
단색이 표현하는 깊이뿐 아니라 자연 속에 존재하는 여러 이미지들을 통해서도 색과 빛의 흐름을 제시합니다.
[박현주/작가 : 우리의 삶 자체를 이렇게 깨닫고 들여다보는 그런 시간이더라고요, 작업하는 시간이. 그래서 물감을 계속 쌓아서 올려가면서 그 작품 안으로 이제 빠져드는 거겠죠.]
여러 겹 쌓아 올려지며 화면을 가득 채운 물감은 그 깊이만큼의 몰입감과 함께 모든 것을 포용하는 모성적 온기를 머금었습니다.
축적된 시간과 물성의 흔적으로 추상표현주의적인 색면에 한국의 전통적 미감과 철학을 더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