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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불신' 루비오, 차기 대권 경쟁자 밴스에게 '독배' 넘겼나

박원경 기자

입력 : 2026.07.01 10:20


▲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좌측)과 JD 밴스 부통령(우측)

미국의 이란 핵 협상을 주무장관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아닌 JD 밴스 부통령이 담당하게 된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 AP통신이 30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란과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고, 지난 4월 파키스탄에서 열린 첫 협상부터 대표단을 이끄는 역할을 맡지 않았습니다.

반면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외교 안보 분야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힐 기회라고 판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차례나 대표단을 이끌게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입니다.

밴스는 결국 파키스탄 협상을 이끌었고,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에는 스위스 협상도 주도했습니다.

일각에선 루비오 장관이 정치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하는 역할에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조지아 대사를 지낸 이언 켈리는 이례적으로 부통령이 협상 대표를 맡은 상황에 대해 "루비오 장관이 기꺼이 협상 대표 역할을 넘겨줬을 수도 있다. 성공하기 어려운 일종의 '독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2028년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 때문에 이란 협상의 성패가 향후 차기 공화당 대선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농담조로 "이란 협상이 실패하면 밴스를 탓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계 구도와 관련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경쟁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반복해왔습니다.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은 이란과의 협상을 둘러싼 두 사람의 정치적 계산에 대한 해석을 일축했습니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는 각자의 임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사람들을 조금 자극하고, 그런 상황을 즐기는 분"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루비오 장관도 최근 기자들에게 "외교와 국가안보 문제에서 우리에겐 드라마도 없고, 정치적 게임도 없다"며 "우리는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한 팀"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외교 정책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철학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루비오 장관은 전통적인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강조하는 반면, 밴스 부통령은 해외 개입을 최소화하는 고립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