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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뚫고 제초제를" CCTV 찍혔다…범인 충격 정체

김규리 기자

입력 : 2026.06.29 20:45|수정 : 2026.06.29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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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 부암동 골목을 오랜 시간 지켜온 은행나무 한 그루가 두 달 전부터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초제로 추정되는 약품이 대거 주입된 것으로 드러났는데, 바로 옆 미술관에서 벌인 일이었습니다.

김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 부암동, 미술관 담벼락을 따라 난 경사길에 100년 넘게 동네를 지킨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무들과 달리 높게 뻗은 가지에는 초록색 잎 대신 누렇게 변한 잎들로 가득합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건강했던 나무가 이상해지자 골목길 CCTV를 확인한 동네 주민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4월 22일 두 남성이 전동 드릴로 나무 밑동에 구멍을 뚫고 제초제로 추정되는 액체를 주입했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남성들은 바로 옆 환기미술관에서 고용한 조경업체 직원들이었습니다.

[현경/서울 종로구 부암동 주민 : 나뭇잎이 가을처럼 떨어져서 걱정이 되어 가봤더니 독극물을 넣는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나무와 이야기한다는 뜻의 '수화'를 호로 남긴 김환기 화백을 기리는 미술관 바로 옆에 100년이 넘은 나무는 고사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종로구청이 국립산림과학원에, 환경단체가 전문가에게 의뢰한 진단 결과는 "전형적인 제초제 피해로 보인다", "잎의 90퍼센트 가까이 탈색 또는 변색됐고, 고사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걸로 판단된다" 였습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미술관 측에 나무 회복을 위한 조치를 요구하고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조해민/서울환경연합 활동가 : 경찰이 부암동 은행나무에 가해진 인위적인 위해의 진실과 의사 결정 경위를 엄정하게 수사하고….]

환기미술관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나무뿌리로 인해 미술관 담장 붕괴 위험성 등이 커져 이를 방치할 수 없었다면서 나무의 회복과 관련 상황 개선을 위해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정성훈, 디자인 : 강윤정·전유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