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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자야 건강?"…27만 명 데이터가 깨부순 수면 상식

심영구 기자

입력 : 2026.06.27 09:39|수정 : 2026.06.27 17:36

"가장 잠이 부족한 건 40대"…갤럭시워치로 27만 명 수면 추적한 결과


▲ 갤럭시 워치

"하루 7∼8시간은 꼭 자야 건강하다."

상식처럼 받아들였던 수면 공식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삼성 갤럭시 워치 사용자들의 실제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웨어러블 연구에서 사람마다 필요한 수면 시간이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국제학술지 '수면'(SLEEP) 최신호에 따르면 성신여자대학교·삼성서울병원·삼성전자·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공동 연구팀은 삼성 갤럭시 워치를 착용한 미국 내 건강한 성인 27만 4천128명의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들이 병원이 아닌 실제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자는지를 객관적으로 장기간 추적했다는 점입니다.

기존 수면 연구는 수백∼수천명 규모의 설문조사나 제한된 실험실 검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연구는 동일한 알고리즘이 탑재된 스마트워치로 수십만명의 실제 수면 패턴을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지금까지의 '획일적인 권장 수면시간' 개념이 현실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전체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34분이었지만 개인별 차이는 매우 컸습니다.

전체 참가자의 수면 시간 10∼90백분위 범위는 6시간 30분에서 9시간까지 벌어졌습니다.

건강한 성인 사이에서도 하루 수면 시간이 2시간 이상 차이가 나 '평균'이라는 기준이 얼마나 제한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 셈입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근거로 수면 시간이 지극히 개인적이며,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정답 수면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정화된 수면 시간이 아니라 자신의 몸이 보내는 회복 신호일 수 있다는 얘깁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는 "일반적으로 하루 7∼8시간 수면이 권장되지만, 갤럭시 워치를 이용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단 하나의 '올바른' 수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특정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스스로 충분히 쉬었는지, 낮 동안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연구는 또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통념과 다른 결과도 보여줬습니다.

미국인 중 잠이 가장 부족한 연령대는 노년층이 아니라 40대였습니다.

40∼49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32분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짧았습니다.

특히 이 연령층의 25.1%는 하루 7시간도 채 자지 못했습니다.

40대는 평일 부족한 잠을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경향도 가장 강했습니다.

평일 대비 주말 수면 시간이 평균 34분 늘어나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직장 업무와 자녀 양육, 부모 돌봄이 동시에 겹치는 중년기의 현실이 '만성 수면부채'를 만들고 있다는 게 연구팀의 해석입니다.

반면 60∼69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5분으로 가장 길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젊은 층과 노년층의 수면 시간이 길고 중년층에서 가장 짧아지는 'U자형 패턴'이 관찰됐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이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보다 평균 18분 정도 더 오래 자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워치 같은 소비자용 웨어러블 기기가 단순 건강관리 도구를 넘어 실제 의학 연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연구팀은 삼성 갤럭시 워치의 수면 측정값이 병원 표준검사인 수면다원검사와 비교했을 때 평균 오차가 10분 미만인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하버드의대 수면의학 전문가인 에릭 저우(Eric S. Zhou)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수면 기준 분포는 앞으로 의사가 환자와 상담할 때나 공중보건 수면 권고안을 만들 때 실질적인 참고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