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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베네수엘라 지진 피해가 이토록 커진 이유는 39초 간격으로 강진이 잇따른 이중 충격과 10~20km에 불과한 얕은 진원, 이 두 가지 때문만은 아닙니다. 먼저 수도 카라카스 등 피해가 큰 곳은 땅이 무른 퇴적 분지에 있습니다. 이런 지질적 요인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또 1970년대 이전에 지어져 충격에 취약한 비연성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것도 문제였습니다.
이런 점들이 어떻게 피해를 키웠는지 박원경 기자가 자세히 설명합니다.
<기자>
이번 지진으로 가장 피해가 큰 곳은 해안 도시 라과이라와 수도 카르카스 북부에 있는 산과 인접한 알타미라 지역입니다.
진앙에서 각각 160km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진앙에서 가까운 곳보다 두 곳의 피해가 더 컸던 이유로 '충적토'라는 토양의 특성이 지목됩니다.
충적토는 흙이나 모래가 쌓여 퇴적된 토양으로 강가나 바닷가, 산 근처에 주로 형성됩니다.
평소에는 모래 알갱이 등이 서로 단단히 결합돼 있지만, 지진으로 진동을 받으면 결합이 깨지고 알갱이 사이에 물이 스며들어 토양 전체가 물러지는 토양 액상화가 발생하는데, 이게 피해를 키운 이유라는 겁니다.
[김기범/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토양 액상화 발생시) 단단하다고 느꼈던 땅들이 마치 수프나 죽처럼 변해버리게 돼요. 거기다가 건물이 지어져 있다면 건물들이 지반이 완전히 물처럼 돼버리니까 쓰러지지 않을 수가 없겠죠.]
120여 명에 달하는 우리 교민들 중에는 사상자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교민들이 많이 사는 지역은 지반이 단단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1970년대 이전에 지어진 비연성 콘크리트 건물들이 아직 많은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철근이 엉성하게 들어가 있어 지진이 발생하면 휘어지는 대신, 아래로 부서지며 겹겹이 무너져 내립니다.
[윌리엄 젝/미국 지질조사국 지구물리학자 : 사람을 죽이는 것은 흔들림이 아니라 건물입니다. 그리고 비극적인 인명 피해를 초래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그러한 건물들의 붕괴입니다.]
특히 이런 팬케이크형 붕괴는 건물 안 사람이 생존할 공간을 거의 없애버리고, 구조 작업도 어렵게 합니다.
(PD : 김도균·한승호, XR : 이준호·최재영, 영상편집 : 소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