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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 있으면 FOMO가 오고, 들어가 있으면 '미쳐 날뛰는' 장세를 감당하기 어렵다. 6월 넷째 주 코스피 투자자들이 마주한 풍경입니다. 6월 23일 화요일, 코스피는 하루 만에 910포인트(-9.99%)가 빠지며 8,200선까지 주저앉았습니다. 한국 증시 역사상 최대 낙폭. 사상 처음 9천 선을 밟은 지 단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그런 다음날 바로 반등세가 나오기 시작했고 그 뒤 목요일 새벽, 미국 메모리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이 시장 전망을 압도하는 실적을 내놓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시 솟구치며 지수가 9천 선에 바짝 근접했습니다. 그런데 그 바로 다음날인 금요일, 주말을 앞두고는 전날 상승분을 거의 고스란히 내주면서 올해 5번째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습니다. 도저히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없는 지금, 도대체 무엇을 붙들고 가야 하는 걸까요?
이번주 최대 이벤트, 마이크론 실적 발표부터 좀 살펴보겠습니다. '삼전닉스'보다 한 달 정도 앞서 실적을 발표해 '메모리 시장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의 실적과 전망은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다" 장담이 나왔던 시장의 기대치를 가뿐히 뛰어넘었습니다. 어닝콜에 화려한 숫자들이 난무한 가운데, 핵심만 살펴볼까요. 매출총이익률이 한 분기 만에 75%에서 85%로 뛰었고, 다음 분기엔 86%를 예측했습니다. 일반적인 제조업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숫자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AI 가속기'를 독점하다시피 한 엔비디아(75%)도 앞서는 '밸런스 붕괴'급의 매출총이익률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제조를 과점한 '메모리 3사'의 가격 협상력을 지금 따라올 회사는 없다, 엔비디아보다도 지금 이들이 '슈퍼 갑'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켰습니다. '원래 비싼 AI 메모리' HBM 뿐만 아니라 범용 메모리 제품 가격도 1년 만에 10배 안팎씩 튀어 오른 이 시장, 'AI 붐' 이전의 기존 논리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몸값을 이처럼 올려놓은 건 AI 투자에 매진하고 있는 구글, MS,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입니다. 애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너무 비싸 어쩔 수 없다"며 맥북 프로 등 주요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이들이 거두는 순익을 사실상 거의 대부분 'AI 투자'에 쏟아붓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는 지금과 같은 상태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까요? 마이크론은 여기에 대해서도 일종의 대답을 내놨습니다. 이 대답이 곧 지금 시장의 '지속 가능성 우려'에 대한 대답입니다. 과연 그 대답은 무엇이었을까요?
지난 분기에도 마이크론이 아주 좋은 실적을 발표한 직후, 2주 동안 주가는 28%나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4월부터 다시 투자자들이 메모리 반도체에 기대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익히 봤던 2분기 '메모리 3사'의 주가 고공행진이 펼쳐졌습니다. 3분기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올 거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우세합니다.
'삼전닉스'의 문제는 지금 실적과 주가 전망이 아닙니다. 삼전닉스가 한국 증시를 집어삼키다시피 하고 있는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낙폭이 컸던 6월 23일 '검은 화요일', 그 폭락에는 외부에서 찾아올 '핑계'가 없었습니다. 금리 움직임도 잔잔했고, 유가는 계속 하락 중이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빅테크들의 AI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좀 나오긴 했지만, TSMC가 이끄는 대만 증시나 키옥시아가 시총 1위를 탈환한 일본 증시는 우리만큼 '폭락세'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국 증시가 보여주고 있는 이 '미친 변동성'은 한국 증시 고유의 문제라는 겁니다. 안 그래도 삼전닉스가 전체 시총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 두 기업에 대한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등장하면서, 기존에 본 적 없었던 '쏠림' 현상이 시장을 매일 휩쓸고 있습니다. 그나마 외국인들의 '리밸런싱'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거란 기대가 있었던 MSCI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 편입도 무산됐습니다.
관망하자니 뒤처질까 무섭고, 들어가 있자니 변동성을 감당하기 어려운 시장. 이 국면에서 내 돈의 '기준점'은 어디에 둬야 할까? <똑소리E>에서 권애리 기자가 똑!소리 나게 짚어드립니다.
1. 마이크론이 ‘유출’시킨 삼전닉스 성적표?
2. “2027년에도 없어서 못 팔아요~” 반도체 기업들, 역시 ‘슈퍼 갑’!
3. 화려한 실적 발표 직후 증시 변동성 주의!
4. 빚 감수하며 ‘전력질주’ "AI 투자, 철도 혁명 비견될 수준"
5. 삼전닉스가 집어삼킨 코스피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황세회, 구성 : 김은지·정서우, 편집 : 채지원, 디자인 : 채지우, 제작 : 지식콘텐츠IP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