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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잡초 뽑기까지 시켜"…'갑질' 밝혀달라는 유족들

이세현 기자

입력 : 2026.06.2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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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주일 전, 한 경찰관이 상사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첫 번째 결혼기념일을 사흘 앞둔 날이었습니다. SBS가 유족들을 만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이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과장님 때문에 힘든 것밖에 없습니다.'

휘갈겨 쓴 글씨 위로 줄을 그어 지우려던 흔적과 눈물이 떨어진 듯 번진 자국이 있습니다.

지난 17일, 수도권의 한 경찰서 경무과 소속 A 경장이 과장인 B 경정을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동료나 가족 탓이 아니라는 걸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장례를 마친 유족들은 SBS 취재진을 만나 석 달 전부터 같이 일하게 된 A 경장 상사인 B 경정의 갑질을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A 경장 유족 : 과장이 오고 나서부터 (엄마에게) 전화가 자주 왔어요. ('너무 깐깐하고 결벽증이 있는 사람 같아. 머리가 아프다')]

표현 하나까지 바꾸라며 한 시간 단위로 보고서 문구 수정을 지시하거나,

[A 경장 유족 : 다른 일도 못하고 수정만 계속하고 있다고.]

B 경정이 에어컨 청소 관리 업무를 하라고 해 휴일에도 출근해야 했고, 잡초를 뽑는 화단 정리에 투입되는 등 불합리한 업무 지시가 반복됐다는 겁니다.

[A 경장 유족 : 에어컨 주말에 청소까지 하고 풀도 뽑아야 하고…. (경찰관이 잡초를 왜 뽑아요?)]

유족들은 A 경장이 최근 석 달 동안 본인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는 자기 비하와 함께 아침이 두려워 잠이 잘 오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오수영/노무사 :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는지, 그리고 근로자에게 그런 정신적 고통을 주었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빈소에 찾아온 B 경정은 유족에게 사과하면서도 업무를 꼼꼼히 챙기려 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또 해당 경찰서 측은 '에어컨 청소는 업체 일정 때문에 주말에 이뤄졌고, 화단 정리는 다른 직원들도 함께 했다'는 입장인 걸로 알려졌습니다.

취재진은 B 경정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감찰 조사를 통해 명백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A 경장 유족 : 일선에 있는 경찰관들이 이렇게 갑질에 의해서 힘들어하고 목숨까지 버린다면 이거 문제 있는 거 아니냐.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시스템을 개선해야 되고….]

(영상편집 : 이승희, VJ : 노재민, 디자인 : 김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