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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트럼프, 다시 북한 주목…북한과 대화해도 대응 능력 희생 안 돼"

김혜영 기자

입력 : 2026.06.25 00:06


▲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위원장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시 북한 문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가 대북 대응 능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오늘(24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 '집단방위인가 집단안보인가: 동아시아의 새로운 안보 질서를 향해' 세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말했듯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북한 문제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 추구는 결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희생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김정은은 우크라이나와 이란 사례에서 핵무기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핵 야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미 행정부들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미국은 적어도 6개 행정부 동안 너무 오래 기다렸고, 외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면서도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하기를 희망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미국, 중동 지원 거절한 동맹에 국익 따라 행동할 것"

24일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린 제주포럼에 참석한 로버트 힐 전 호주 국방장관(왼쪽부터),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대사, 서욱 전 국방장관, 기타무라 시게루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사진=연합뉴스)최근 미국과 이란의 충돌 이후 동맹국 협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압박으로도 읽히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이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들이 국익을 이유로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이후 미국이 해당 국가와 관련해 국익에 따라 행동하더라도 놀라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미국·이란 전쟁과 관련한 동맹국 협조에 대한 질문을 받자 "미국의 중동 정책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미국을 지원할지 여부는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해리스 전 대사는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집중적인 교전이 끝난 '포스트 키네틱(post-kinetic)' 국면에서 한국이 기여할 방법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같은 세션에 참석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은 동아시아 안보 질서와 관련해 "집단방어와 집단안보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두 체계를 어떻게 균형적으로 결합하느냐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서 전 장관은 "한국은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이라는 집단방어에 중점을 두되, 집단안보를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동맹 강화가 상대국에는 포위와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고, 진영 경쟁과 연루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강한 억지력을 유지하면서도 전략적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간의 협력을 뜻하는 이른바 크링크(CRINK·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와 관련한 질문에는 "한국이 '크링크'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우려하는 것은 북중러 협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전 장관은 그러면서 "(북중러가) 블록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한국의 생각"이라면서도 "그들이 블록화되고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한미동맹 기반 아래 주변국들과 안보 협력을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다만 군사적 대치 상황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각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면서 위기 완화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타무라 시게루 전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른바 '크링크' 협력에 대해 "공식 군사동맹은 아니지만 군사 협력, 기술 이전, 제재 회피 네트워크를 통해 실질적인 전략 연계를 형성하고 있다"며 "국제질서의 규범적 기반에 대한 직접적 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일본은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는 패러다임 위에서 번영을 이뤘지만, 전제는 바뀌었다"며 "오늘날 일본에 요구되는 것은 경제 안보를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는 전략 국가로의 전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힘없는 이상은 공허하지만, 이상 없는 힘도 지속될 수 없다"며 "지정학 시대에 이 두 요소를 결합하는 실용적 지혜가 일본을 지속 가능한 전략 국가로 만들고 인도·태평양의 안정과 번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