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양 하조대 갯바위
"어어, 나오세요. 위험합니다. "
지난 23일 오후 강원 양양군 하조대해변 갯바위 주변으로 관광객들이 모여들자 현장 안전요원의 목소리가 다급하게 울렸습니다.
모래사장을 따라 걷던 피서객들은 바닷물이 들어온 갯바위 틈에 발을 담그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바위 위로 올라섰습니다.
일부는 얕아 보이는 바닷물에 슬리퍼를 벗어 던진 채 갯바위 쪽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위험해 보이지 않는 풍경이었습니다.
해변 바로 옆 바다는 잔잔해 보였고, 갯바위 주변도 멀리서 보면 수심이 깊지 않을 듯했습니다.
피서객들이 대수롭지 않게 발을 들이기 쉬운 이유입니다.
하지만 현장 안전요원은 갯바위 쪽으로 향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제지했습니다.
평일이었지만 해변과 갯바위 주변에는 적지 않은 사람이 머물렀습니다.
바다에 발만 담그는 수준의 물놀이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고, 갯바위 쪽으로 다가가 바다를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갯바위 주변은 바다와 맞닿은 모양새 때문에 일종의 포토존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현장에서는 이 구간이 가장 예민한 곳이었습니다.
안전요원은 주변을 살피다가 사람이 접근하면 곧장 이동해 제지와 설명을 반복했습니다.
하조대해변 갯바위 주변은 밖에서 보면 잔잔하고 가까워 보이지만, 수중 물 흐름이 복잡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해변과 맞닿아 있어 멀리서는 완만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물의 흐름이 한쪽으로 쏠리거나 발을 디딘 지점이 갑자기 깊어질 수 있어 자칫 균형을 잃고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실제 이 일대에서는 익수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물에 빠져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을 구하려고 입수한 사람이 되레 숨졌고, 또 다른 사고에서는 1명이 구조를 요청하자 5명이 차례로 물에 들어갔다가 모두 표류해 위험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피서객 입장에서는 해변과 가까운 곳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한 번 발을 헛디디거나 흐름에 휩쓸리면 구조가 필요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는 곳입니다.
이에 동해해경청은 지난 17일 이곳에서 기자단을 상대로 연안 사고 위험성 재연과 현장 체험 행사를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너울성 파도와 급경사 해저지형에 따른 익수 위험, 스노클링 사고 위험성 등을 소개했습니다.
강릉해양경찰서는 하조대 일대 수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하조대해변 갯바위 및 주변 해역'을 연안 사고 예방을 위한 출입 통제장소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출입 통제구간은 갯바위 및 갯바위 양 끝단에서 좌우 25m 구간의 해역입니다.
실제 과거 사고가 반복 발생했던 영역까지 포함했습니다.
다만 수제선으로부터 3m까지는 입수를 허용하고, 갯바위도 해상추락 위험이 있는 뒤쪽 부분만 통제 예정입니다.
수제선은 경계 초소나 전망대 등에서 내려다볼 때 해안과 바다가 만나는 선(線)을 말합니다.
지난 22일부터 21일간 행정예고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출입 통제는 다음 달 24일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출입 통제장소에 출입하게 되면 '연안 사고 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