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북측 지역만을 자신들의 영토로 규정한 영토 조항을 신설해 개헌한 가운데 8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와 개성공단 일대가 적막하다.
유엔군사령부가 오늘 팩트시트를 내고 북한의 최근 군사분계선 MDL 국경선화 작업이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는 자신들의 입장을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북한군의 MDL 근접 철책 설치 등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 행위라는 한국 국방부의 입장을 사실상 정면으로 반박한 것입니다.
유엔사는 오늘 홈페이지에 '유엔사 설명자료 : 비무장지대 DMZ 정전협정 이행 및 최근 북한의 활동'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고 북한의 최근 DMZ 일대 활동에 대한 자신들의 공식 판단과 그 근거 등을 제시했습니다.
유엔사는 "울타리 설치 및 도로 보수를 포함해 최근 북한의 건설 활동은 MDL 이북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중화기 반입을 수반하지 않는 한 1953년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철책 설치 및 도로 보수에 대해 "MDL 이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면 허용된다. 울타리는 방어 및 분리 목적을 위한 시설"이라며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지뢰 매설 역시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라며 "북측 지역에 방어 목적으로 지뢰를 매설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했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북한군의 건설 활동이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MDL을 기준으로 최대 이격거리 100m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MDL 침범 증거는 없으며 모니터링 결과 북한이 중화기와 드론 등을 DMZ에 반입한 증거도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남측 DMZ에서 "현재 도로, 울타리 및 수목 정리와 관련된 36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이 역시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며 "유엔사는 남북 양측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남북의 DMZ 내부 작업을 나란히 기재한 것은 결국 한국도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북한만 문제 삼을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유엔사는 "최근 작전 과정에서 북한군은 오판을 막기 위해 기존에 확립된 유엔사와의 연락 메커니즘을 활용해 왔다"며 북측과 그간 소통한 내역도 구체적으로 공개했습니다.
북측은 2024년 10월에는 남측과의 연결 도로·철도를 차단하겠다는 의향을, 지난해 여름에는 울타리 건설 및 도로 보수를 개시한다는 의향을 통보해 왔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의 MDL 근접 작업에 대해 유엔사가 적극적으로 경고를 전달해 북한군이 우발적 월경을 막기 위해 태세를 조정하고 북측으로 후퇴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유엔사는 MDL 침범 의혹을 모두 중대하게 다루며, 한국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협조해 이를 조사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북한군이 작업 과정에서 MDL을 침범하거나 경계를 오인하고 MDL 이남에서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취지입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하고 국경선을 '요새화'하라고 지시한 데 따라 2024년 4월부터 MDL 이북 지역에서 불모지 작업, 전술도로 구축, 철조망 및 지뢰 설치 등을 진행해왔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 특히 MDL에 80∼90m가량 바짝 붙여 철책을 세우는 행위 등을 DMZ를 완충지대로 설정한다는 정전협정 조항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규정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북한의 국경선화 작업으로 사실상 완충지대가 무력화되고 DMZ가 무장화될 수 있는 만큼 유엔사가 현장확인 등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여러 계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유엔사가 이날 팩트시트를 통해 직접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나서면서 견해차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사가 한국 정부와 이견을 빚는 쟁점에 대해 신속하게 팩트시트를 내고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다만 유엔사는 과거 타미플루 대북 반출 지연 논란 등과 관련해서도 팩트시트를 내고 입장을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