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전설의 용병으로 꼽히는 라데 보그다노비치(43)가 지난 2013년 5월 26일 17년 만에 한국을 찾아 홈 구장인 스틸야드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프로축구 K-리그에서 활약했던 라데 보그다노비치(56. 세르비아)가 2026 북중미 월드컵 경기 중계방송해설 도중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가 고개를 숙였습니다.
로이터통신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세르비아 공영방송 RTS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전 세르비아 축구선수 보그다노비치가 벨기에와 이란의 월드컵 경기 생중계 도중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의 발언은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벨기에-이란의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G조 2차전에서 나왔습니다.
후반 21분 벨기에 수비수 나탕 응고이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뒤입니다.
보그다노비치는 "나는 늘 그렇게 그 선수들에 대해 말해왔다"면서 "나는 결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하지만 흑인 선수들은 60∼80분 이상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선수 시절에는 그들이 실수하지 않도록 팀 동료들이 보호해줘야 할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가 이 발언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보그다노비치는 물러서지 않고 "대다수가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보그다노비치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고 결국 사과했습니다.
보그다노비치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흑인 축구 선수들에 대해 제가 한 발언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RTS 역시 시청자들에게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RTS는 "보그다노비치 씨는 우리 회사의 직원이 아니며, 이번 대회 기간 전문 해설위원으로 위촉된 인물"이라고 선을 긋고 나서 "특정 인종 구성원들에 관한 발언이 우리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다만, 보그다노비치는 23일 RTS 스튜디오에 다시 나와 아르헨티나-오스트리아의 J조 경기를 중계했습니다.
보그다노비치는 1992년부터 다섯 시즌 동안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에서 등록명 '라데'로 뛰면서 K리그와 리그 컵대회를 포함해 150경기에서 57골 36도움을 기록한 특급 외국인 선수였습니다.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독일 베르더 브레멘 등에서도 뛰었고 1997년에는 유고슬라비아 국가대표로 3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보그다노비치에 앞서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 라파얼 판데르 파르트가 자국 공영방송 NOS의 해설위원으로 일본과 네덜란드의 F조 1차전 경기를 중계하다가 인종차별 발언으로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후반 43분 일본 가마다 다이치의 동점 골로 2-2 무승부로 끝난 이날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실점 상황을 돌아보던 판데르 파르트는 "일본 선수들은 서로 좀 비슷하게 생겼다. (일본 선수를 놓친) 미키 판더펜도 그렇게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분위기가 냉랭해지자 그는 "물론 농담이다"라고 뒤늦게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이 되자 결국 사과했습니다.
판데르 파르트도 NOS의 월드컵 해설위원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