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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인트로
00:36 "수익률 40%", "월 240만 원 가능"
02:05 '문제의 땅', 직접 가보니
03:10 "우리가 노동을 왜? 나랑 토지 투자 해야..”
04:13 "이건 사기가 아니라 투자의 실패"
04:58 "이 투자 왜 했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큰 관심사라고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재테크겠죠. 술자리나 밥자리에서 “삼성전자가 어떻게 됐냐”, “하이닉스가 어떻게 됐냐” 이런 주식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 “지난 주말에 나 어디로 부동산 임장을 다녀왔다”, “아파트를 보고 왔다”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들립니다. 그런 와중에 이런 주식이나 아파트 못지않게 토지 투자에 관심을 갖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토지 투자를 악용한 한 업체의 대표가 최근 사기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고 검찰에 송치됐다고 해서 저희가 제보를 받고 취재했습니다.
1. "수익률 40%", "월 240만 원 가능"
토지 투자가 뭐냐, 말 그대로 땅에 투자하는 겁니다. 지금은 맹지처럼 보이고 딱히 쓸모가 없어 보이는 땅이라도 미래에 개발 호재가 있으면 이 땅의 가치가 오를 테니 투자하라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카라반 투자 같은 게 있습니다. 자신들이 쓸모없어 보이는 맹지를 사서 그 땅을 개발하고 카라반이나 캠핑차를 설치해서 캠핑장을 운영할 테니까 이 카라반 구매비용의 일부를 투자하라는 겁니다. 그러면 캠핑장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돈을 월세처럼 나눠주겠다는 겁니다.
[상담사 (2023년 녹취) : 내년 7월에 (캠핑장) 오픈 예정으로 지금 추진을 하고 있는데요. 수익률이 거의 한 40% 정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A 씨 : (카라반 한 대당) 5,600만 원이고 2년 동안 (수익을) 월 240만 원씩 줄 수 있다.]
임야 투자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런 토지 개발업체들은 본인들이 여러 개의 땅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들에게 투자를 하면 그 땅을 다듬고 임야를 대지로 용도 변경을 해서 그리고 분양을 받아가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거죠. 임야는 지나가다 보시면 개발이 안 된 풀숲이 우거진 날 것 그대로의 땅이고 거기에다가는 건물을 짓는 데 제한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풀을 깎아내고 도로를 깔고 전기 같은 설비 인프라를 깔아서 다른 건물들 혹은 주택이나 상가가 건축이 가능하게끔 바꾼 걸 대지라고 하죠. 그리고 '분양 받아가라'라는 겁니다. 그때쯤이면 가치가 많이 올라 있을 테니 그 땅을 받아서 웃돈을 붙여서 다시 팔든 아니면 건물을 세우든 본인이 살 집을 짓든 하면 된다는 겁니다.
2. '문제의 땅', 직접 가보니
이런 말들을 믿고 저희가 인터뷰를 했던 한 청년을 포함해서 한 30여 명, 40여 명의 투자자들이 한 사람당 적게는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몇억 원까지 투자를 했습니다. 물론 중장년층들도 있었습니다. 평생 모은 노후자금을 다 투자를 하기도 했죠. 이 업체가 투자를 권했던 투자처는 주로 충남 일대, 서산, 태안, 당진, 홍성 이런 곳들에 있었습니다. 카라반이나 임야 투자를 권했던 곳들입니다. 그렇게 해서 끌어모은 돈이 한 30억 원 정도 됐는데 약속했던 카라반 월세 수익이나 임야로의 용도 변경은 계약으로부터 3년이 지난 2026년 6월,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경찰에 사기 혐의로 업체의 대표와 관리자 몇몇을 고소했습니다. 저도 문제가 된 현장을 몇 곳 돌아봤습니다. 대표적으로 카라반 현장을 돌아봤는데 캠핑카는 고사하고 수풀도 지금 제대로 정비가 안 되어 있어서 아무것도 없는 정말 말 그대로 휑한 상태였습니다.
3. "우리가 노동을 왜? 나랑 토지 투자 해야..”
이렇게 토지 투자가 굉장히 앞으로 중요한 투자가 될 것이다라고 설파한 사람은 토지 투자 회사의 한 대표로 이 업계에선 나름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본인 이름으로 책도 쓰고 강연회도 열고 그리고 투자자들을 모아서 직접 같이 임장도 다니면서 투자할 사람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또 그 강연 중에 저희가 제보받은 것 중에 인상 깊은 구절이 하나 있었는데, 한 저수지 주변에 땅들을 이렇게 임야 토지 투자를 하라라고 권하면서 개발될 거다라고 하면서 “우리가 노동을 왜 하냐? 지금 나랑 토지 투자를 해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업체 대표 : 매도하셔서 단기 시세차익을 보셔도 되고, 여러분들이 집을 지으셔도 되고. 우리가 왜 지금 노동을 하고 있어야 되냐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회사는 2024년을 지나면서 파산해서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회사가 무너진 지금까지도 비교적 최근까지도 이 대표가 운영하는 한 온라인 카페에선 임장에 참여할 새로운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4. "이건 사기가 아니라 투자의 실패"
해당 대표에게 저희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대표는 저희 SBS에 동업자의 횡령 때문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건 사기라고 할 수 없고 공사를 다시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자자들을 속일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이런 류의 사기 사건들을 많이 취재하면 대표적으로 혐의자, 피의자들이 본인의 혐의를 부인하면서 하는 말은 “이건 사기가 아니라 투자의 실패다” 내가 범행에 고의가 없었다라는 취지로 해명을 합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저격했던 해당 동업자는 “나는 횡령 혐의에 대해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나도 역시 피해자”라고 밝혔습니다. 동업자의 해명은 대표와 동업자가 서로 핑퐁을 하고 있는 상황이죠.
5. "이 투자 왜 했어요?"
자, 이 사건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누가 봐도 딱 봐도 사기 같으신가요? 이전에 한창 유행했던 기획부동산 사기 같다라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저희 기사 댓글에는 “너무 이해가 안 된다”, “이거 어떻게 속냐?”, “어떻게 이런 한 번에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을 수가 있느냐”라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당신은 이 투자를 왜 했느냐?” 당연히 돈이겠지만, 그거 말고 다른 이유가 혹시 있느냐 라고 물었더니, 기억에 남는 한 투자자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주식보다는 수익률이 높고 아파트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는 겁니다. 요즘 주식이 워낙 활황이고 모이면 주식 얘기만 하지만 월에 투자하는 거에 비해서 리스크도 있고 월마다 받을 수 있는 돈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것 갖고는 젊은 친구들이 본인의 어떤 시드나 목돈이나 자산을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죠. 그렇다고 아파트에 뛰어들자니 이전에 비해서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많은 규제들도 생기고 대출 이자도 올라서 부담이 있죠. 이런 것들 때문에 아파트보다는 진입 장벽이 낮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사실 저도 토지 투자라는 게 있는지는 알았지만 아주 구체적으로는 몰랐는데 모두가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지금 청년층의 투자 불안 심리에 대해선 적어도 공감이 됐습니다. 저희가 취재했던 대표의 감언이설은 청년층이 느끼는 이런 불안 지점을 잘 자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성향에 따라서 공격적 투자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이런 말들도 있지만 어떤 방식이든 투자 권유가 들어왔을 때 한번쯤 차분하게 돌아보시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취재 : 김민준,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김남성, 영상편집 : 류지수,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