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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관위의 당일 조치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간 유권자가 발생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선거 당일 투표용지를 추가 공급하고, 용지 일련번호를 손으로 직접 쓴 행위 자체가 위법이란 지적이 나온 겁니다.
임찬종 법조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추가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 선관위 등에서 일련번호가 인쇄돼 있지 않은 예비 투표용지에 수기로 직접 일련번호를 기재한 뒤, 투표용지가 부족한 동 선관위 등에 추가 배부했다는 겁니다.
[이상능/중앙선관위 선거1국장 (지난 3일) : (구·시·군 선관위에서) 일련번호를 기재하지 않는 투표용지, 거기에다 일련번호를 기입을 해가지고 배부를 하게 되는 거고요….]
선관위의 이런 대응에 대해 선거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선거법상 투표용지는 각 구,시,군 선관위가 늦어도 선거일 전날까지 읍,면,동 선관위에 송부해야 하고, 읍,면,동 선관위원장은 투표용지를 봉함해두었다가 투표관리관에게 인계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 배부 과정에서 일련번호를 손으로 쓴 것 역시,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인쇄해야 한다고 규정한 선거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에 대해 선관위 측은 손으로 일련번호를 기재한 투표용지를 선거 당일 배부한 조치가 선거법에 배치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선거 당일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그동안 내부 사무 편람 등을 통해 인정되어왔던 대응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양홍석/변호사 : (형사처벌 조항은 없지만, 관련 조항을) 강행규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규정을 위반한 공무 수행에 대해서는 징계책임을 물을 수 있고요, 선거 관련 소송이 제기된다면 그 소송들에서도 선관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선거 사무를 진행했는지 여부는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지난 2021년 독일 베를린 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때문에 선거 당일에 투표용지를 복사해 배포했다가 무효 처리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투표용지 추가 배포 과정의 위법 행위에 책임을 묻는 것과 별도로 투표를 통해 표출된 유권자 의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무효 처리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