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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안 사라집니다" 섬뜩한 오염에…역대급 '정화 청구서' [스프]

심영구 기자

입력 : 2026.06.02 09:01|수정 : 2026.06.02 09:01

호주 정부, 3M 상대로 2조 원대 역대 최대 소송…'영원한 화학물질(PFAS)' 독성 거품 전쟁의 전말


⚡ 스프 핵심요약

역대 최대 규모 소송: 호주 정부가 글로벌 제조 기업 3M을 상대로 군사기지 환경 오염에 대한 책임을 묻는 20억 호주달러(약 2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습니다.

'영원한 화학물질'의 역습: 소방용 거품에 사용된 PFAS(과불화화합물)는 자연 분해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돼 암과 면역 저하를 유발하며, 이미 호주 내 28개 군사기지와 인근 지하수를 심각하게 오염시켰습니다.

책임 공방과 글로벌 파장: 호주 정부는 3M이 위험성을 은폐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3M은 20년 전 판매를 중단했다며 맞서고 있어 이번 재판은 전 세계 PFAS 소송의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입니다.

01. "영원히 안 사라진다" PFAS, 땅속·물속·몸속까지 침투

PFAS, '퍼플루오로알킬 및 폴리플루오로알킬 물질(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입니다. 1950년대부터 열·기름·물에 강한 특성 덕분에 소방용 거품, 스카치가드 섬유 보호제, 심지어 프라이팬 코팅제까지 광범위하게 쓰였죠.

문제는 이 물질이 자연 상태에서 절대 분해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땅에 스며들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물고기·달걀 같은 먹거리를 타고 인체로 들어옵니다. 그래서 '영원한 화학물질'이라는 섬뜩한 별명이 붙었습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 보도에 따르면 PFAS는 암 발병률을 높이고 생식 능력을 떨어뜨리며 면역 체계 및 간·신장 기능까지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호주 국방부는 2018년 시드니 인근 리치먼드 공군기지 주변 주민들에게 현지산 생선과 달걀 섭취를 줄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지하수에서 PFAS가 검출됐기 때문입니다.

02. "28개 기지, 1조 2천억 원 썼다" 호주 정부의 역대급 청구서

호주 국방부가 밝힌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현재까지 총 28개 군사기지에서 PFAS 오염이 확인됐고, 이를 조사하고 관리하는 데만 이미 13억 호주달러(약 1조 2천억 원)를 쏟아부었습니다. 오염된 흙만 무려 20만 톤을 파내 처리했고, 오염수는 130억 리터를 정화했습니다.

피터 칼릴 국방차관은 현지 시간 5월 28일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은 호주 정부와 국방부가 살아온 역사 속에서 가장 중대한 법적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우리는 호주 국민과 피해를 입은 호주인들을 대신해 3M과 싸우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부가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20억 호주달러 이상, 우리 돈으로 약 2조 원입니다. 과거와 미래에 발생할 조사·정화·관리 비용 전체를 회수하겠다는 의지입니다.

03. "알고도 숨겼다" vs "20년 전 판매 중단" 3M과의 법정 대결

호주 법무장관 미셸 롤랜드는 3M이 소방 거품의 환경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왜곡했다고 주장합니다. "3M은 자사의 수성 필름 형성 거품(aqueous film-forming foam, AFFF)이 안전하다고 보증했지만, 실제로는 환경에 미치는 위험을 충분히 알고 있었습니다. 폐기 및 환경 안전에 대한 보증 내용도 회사가 당시 알고 있던 사실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정부는 밝혔습니다.

반면 3M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3M은 호주에서 PFAS를 제조한 적이 없으며,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를 약 20년 전에 중단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호주 국방부는 그 후 거의 20년 동안 PFAS 함유 소방 거품을 계속 사용했다"며 책임을 국방부 쪽으로 돌렸습니다. 3M은 "법적 절차를 통해 이러한 주장에 맞서 방어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소송은 3M이 전 세계적으로 직면한 PFAS 관련 법적 분쟁의 연장선입니다. 3M은 지난 2024년 미국 공공 상수도 제공 기관들과 PFAS 오염 청산 명목으로 103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의 기념비적인 합의를 이뤄낸 바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3M을 경제적·환경적 피해에 대해 책임지게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이 남긴 상처,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를 둘러싼 이 법정 싸움은 전 세계 PFAS 소송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입니다.


Deep Dive Q&A
Q1. 호주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이토록 대규모의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1. 이번 소송은 호주 연방정부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입니다. 호주 정부(국방부)는 이미 28개 군사기지의 토양 20만 톤, 지하수 130억 리터를 정화하는 데 국민 세금 13억 호주달러(약 1조 2천억 원)를 지출했습니다. 앞으로 들어갈 미래 정화 비용까지 감안할 때, 제조사인 3M이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안전하다고 기만한 책임이 크다고 판단하여 비용 전액을 회수하고자 법적 조치에 나선 것입니다.

Q2. 3M의 주장대로 "20년 전 판매를 중단했는데도"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나요?

A2. 핵심은 '위험성 은폐 여부'와 '물질의 잔류성'에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3M이 제품을 판매할 당시 환경적·신체적 위해성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폐기가 가능하다는 식의 허위 보증을 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PFAS는 '영원한 화학물질'이라는 별명처럼 판매가 중단된 이후에도 수십 년간 생태계에 잔류하며 계속해서 오염을 확산시키기 때문에, 과거 제조사로서의 제조물 책임과 불법 행위 책임이 소급 적용될 수 있습니다.

Q3. 글로벌 시장이나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3. 3M은 이미 미국에서 2024년 공공 상수도 오염과 관련해 103억 달러(약 15조 원)라는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이번 호주 정부의 제소 성공 여부는 유럽, 아시아 등 다른 국가들이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환경 오염 책임을 묻는 기폭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반도체, 자동차, 프라이팬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PFAS 규제 강화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대체 물질 개발과 공급망 재편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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